![[출처= 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684_694480_5348.jpg)
삼부토건이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일을 불과 열흘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지난 3월 회생절차 개시 이후 두 차례 기한 연장을 받았지만, 인수합병(M&A) 성사 여부와 구조조정 실행 가능성은 아직도 불투명하다. 장기간 누적된 자금난과 대외 신뢰 하락, 법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회사 존속을 둘러싼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남은 열흘 동안 실현 가능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이번 회생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은 당초 7월 17일이었으나, 법원은 인가 전 M&A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 9월 17일로 연장했다. 삼부토건이 계획안을 제출하면 법원은 채권단 의견과 조사위원 보고서를 토대로 회생 인가 여부를 판단한다.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결론이 날 경우 곧바로 파산 절차로 전환될 수 있다.
삼부토건은 현재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통한 M&A 중심의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고 있다. 사전 협의된 인수 예정자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매각 과정의 투명성과 경쟁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협상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단순한 채무조정을 넘어 신뢰 회복과 경영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협상 지연이나 무산 시에는 법원 인가 자체가 불가능해 시장의 이목이 쏠려 있다.
문제는 삼부토건의 재무 구조가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점이다. 잦은 대주주 교체로 경영 안정성이 흔들렸고, 건설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급등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시행사 대여금 미회수, 공사대금 회수 지연까지 겹치면서 현금흐름은 급격히 악화됐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38.5%에 달한다.
이 때문에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 안진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는 매우 비관적이다. 삼부토건의 계속기업가치는 –287억원에 불과한 반면 청산가치는 762억원으로 산정됐다. 사실상 청산이 재무적으로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한 것은 M&A 성사 가능성과 건설업 특유의 연쇄 파급 효과를 고려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삼부토건이 제출할 회생계획안에는 대규모 부채 감축과 인력·조직 구조조정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부토건이 제출할 회생계획안에는 대규모 부채 조정과 인력·조직 구조조정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동시에 외부 투자자의 자본 투입, 즉 인수합병 성사 여부가 회생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지난한 건설 경기 침체로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전망은 밝지 않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부토건뿐 아니라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많지만, 규제 강화와 수요 위축으로 인해 자금력이 있는 기업도 선뜻 M&A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혐의에 따른 특검 수사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부토건 전·현직 임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대외 신뢰도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회생절차와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잠재적 인수자가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수 참여를 주저할 경우 회생계획안 인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자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신규 자금 유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부토건은 과거 두 차례 구조조정을 겪었다.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때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2011년에는 유동성 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후에도 체질 개선에는 실패하며 만성적인 자금난과 사업 지연을 반복했다. 이번 회생절차는 삼부토건이 과거와 달리 근본적인 경영 정상화와 신뢰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부토건의 회생 성패가 건설업계 전반에도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본다. PF 위기와 미분양 증가로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견사의 회생 성공은 시장에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유사 기업들에도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남은 열흘은 삼부토건의 운명을 가르는 시간"이라며 "실현 가능한 회생계획안을 제시하고 동시에 확실한 인수합병을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회생의 길은 닫힐 수 있다. 이번 절차는 삼부토건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