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식 장면. [출처=금융감독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6144_692710_524.jpg)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28일 은행장들을 만난다. 이 원장의 업계 첫 상견례 자리인 만큼 앞으로의 감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다. 이복현 전 원장에 이어 이찬진 원장까지 대통령 최측근이 금감원장 자리를 꿰차면서 금감원의 위상이 달라진 만큼 은행권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부동산담보대출비율(LTV) 과징금 이슈와 포용 금융, 산업계 구조조정 동참 등 은행권은 새정부 들어 짊어진 과업이 산적해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오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한다.
이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융의 효율적 배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고 언급해 온 상황에서 효율적 배분은 포용금융 압박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이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재판에서 대통령 변호를 맡는 등 대통령의 동갑내기 최측근이다. 그 만큼 정권 의중을 반영한 금융감독을 추진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복현 전 원장 보다는 온건한 스타일로 평가받긴 하지만 금융 관련 경력은 없는 만큼 업계는 더욱 더 새 금감원장의 스타일을 가늠하기 어럽다고 입을 모은다.
이 전 원장에 이어 대통령의 최측근이 수장으로 자리한 만큼 금감원의 입지 자체가 높아졌다는 평이 많다. 이재명 정부가 금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큰 상황에서 가장 긴장하는 업권은 은행권일 수 밖에 없다. 은행권은 상생금융 압박과 석유화학 구조조정 동참, 국민성장펀드 참여 등 새 정부의 과제를 떠안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은 김건희 여사의 삼부토건,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어 정치적 부담도 큰 상황이다.
물론 이 원장도 이 같은 업계 안팎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이 "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만한 액션은 당장 나오진 않을 것", "과격한 사람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 전 원장 시절의 금감원을 염두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 전 원장의 경우 임기 동안 간담회나 백브리핑을 100여건을 진행해 시장에 메시지를 남발했다. 그는 윤 정권 초반 대통령의 남자로 불리며 무소불위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은행권이 당장 마주한 이슈는 홍콩 H지수 ELS 판매 관련 과징금 문제다. 금감원은 ELS 과징금을 안건을 곧 제재심의위원회에 부의할 예정이다. 판매액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은행권이 맞딱드릴 과징금 규모는 수조원이다.
은행권은 이미 소비자에 자율배상을 했는데 조단위의 과징금은 가혹하다는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이 원장은 소비자 보호에 감독 방향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과징금 규모가 어느정도 산정될지가 관건이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 자금이 부동산에 쏠리는 악순환을 끊어내겠다고도 강조한 만큼 은행권의 대출 여력도 점차 줄어 들고 있다. 이자 이익으로 수익을 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등 은행권의 경영 환경은 더욱 녹록치않다.
이 원장의 은행권 간담회에 하루 앞선 이날 5대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들이 조찬 모임을 가져 금융권의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은행권은 정례적인 자리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는 있지만 이날 선제적으로 은행장들끼리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