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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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자금이 증시·부동산 등 위험자산을 찾아나서고 있다. 금리 하락으로 은행 상품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은행 요구불예금은 급감한 반면 증시 예탁금은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고 증시는 새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이 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7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29조7916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650조1241억원이던 요구불예금은 두달여 사이에 20조원 가량 급감했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투자 대기성 자금이다. 은행 예금 금리가 낮아지면 바로 돈이 빠져나가는 경향을 보인다. 

정기예금도 줄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17일 기준)은 총 938조5633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3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크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평균 연 2.26%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들의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뭉칫돈은 증시나 부동산 등 위험자산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17일 65조원을 돌파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인 예탁금 증가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초 3년여 만에 60조원을 돌파한 이후 2주 사이에만 5조원이 밀려 들었다.

증시에 유동성이 쏠리는데는 시중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코스피5000' 공약을 내걸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도 18일 코스피는 0.74% 오른 2972.1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98억원, 1307억원 가량 매규모 순매수에 나섰다. 사흘 연속 오름세다.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과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로 인해  6·4 대선 직후 첫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6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올랐다. 이 같은 상승 폭은 '불장'으로 여겨지는 지난해 8월(넷째 주 0.26%) 수준이다.

대선 전부터도 집값 상승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오는 7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6월까지 막차타려는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등도 시중 유동성을 자극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예금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실물·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면서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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