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출처=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출처=포스코홀딩스]

국내 철강업계 양대 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긴축 경영에 집중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미국의 고율 철강 관세 부과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자, 양사는 비핵심 자산 매각과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미래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 포스코, 저수익·비핵심 자산 매각→미래 사업 투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전방위적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대상은 저수익 사업 55개, 비핵심 자산 71개에 이른다.

1분기에도 포스코가 보유한 유휴 부지, 포스코인터내셔널 베트남 몽즁2 석탄발전소 지분 30% 매각 등이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해외 자회사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와 포스코이앤씨의 자회사 포스코이앤씨베트남의 매각 절차도 가시화됐다.

쑤저우포항과기유한공사는 전기강판 가공 및 모터 부품 생산 업체로, 거래 규모는 4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이앤씨베트남은 플랜트 및 종합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회사로, 포스코이앤씨가 70%, 베트남 국영기업 릴라마(Lilama)가 3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두 회사 모두 수익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정리 대상에 포함된 것.

두 회사 모두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매각 적정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올해 안에 총 62개 사업 및 자산의 구조조정을 통해 약 1조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는 단기 재무 개선을 넘어, 이차전지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로 연계된다.

실제로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51개 사업을 조정·매각·개편하며 총 9491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지난 5월 포스코홀딩스는 이차전지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회사 유상증자에 922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은 전략적합성 부족, 저수익사업, 불용자산이 대상”이라며 “1분기에 매각한 베트남 몽즁 2석탄발전소, 파푸아 뉴기니 중유발전 법인은 ESG 강화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출처=현대제철]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출처=현대제철]

■ 현대제철, 경영 정상화·美 제철소 투자 재원 마련

현대제철은 수익성 악화로 올해 1분기 1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 3월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회사는 자회사 매각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IFC와 포항1공장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대IFC는 2023년 기준 매출 5365억원을 기록한 기업으로, 현재 동국제강이 인수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도 철강 본원사업 강화 차원에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포항1공장은 굴삭기용 무한궤도 부품을 생산하던 중기사업부로,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매각 대상에 올랐다. 현재 대주KC와 협상 중이다.

현대제철의 이 같은 자산 정리는 단기 재무 건전성 확보를 넘어 미국 제철소 건설이라는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8조 5000억원을 투입해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추진한다. 이는 자동차 강판 180만톤, 일반강 90만톤을 생산하는 수준으로, 그룹 차원의 북미 생산기지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국내에서도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의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32.3% 증가한 1조 559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투자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자회사 매각은 모두 단기 실적 방어에 그치지 않고 미래 대비 차원에서 자산 재정비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며 "고금리·고환율·저수요 3중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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