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이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벌이고 있는 이란에 대한 핵시설 공습을 단행하면서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상승 등 금융·산업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6/1667668_682805_1350.jpg)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에 이어 미국의 개입으로 원·달러 환율, 국제유가 상승 등 금융·산업 시장에서의 불확실성이 한층 더 확대되고 있다.
환율, 유가는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올해 7월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9.4원 오른 1375.0원으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85.2원에 거래되는 등 1400원 문턱에 근접한 상황이다.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는 이스라엘-이란 갈등, 미국 공습이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를 갖고 "이란의 주요 핵농축 시설은 완전히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이란과 핵합의 시한으로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2주'를 제시했지만, 2일만에 이란 핵시설 공습을 진행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 제거하기 위한 선제 공격에 나서면서 환율 변동성은 커졌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일보다 10.9원 오른 1369.6원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이란 충돌이 제한적으로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에 환율은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으나 지난 19일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장중 13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작년 10월 15일(1355.9원) 이후 약 8개월만에 환율은 지난 5월 1353.9원에서 거래되면서 1350원대에 진입했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강달러'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지난 12일 배럴당 각각 69.36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양국간 무력 충돌로 13일 70달러선을 넘어선 74.23달러를 기록했다. 19일에는 80달러에 근접한 78.85달러로 80달러에 근접하더니, 23일 개장 직후 81.4달러로 뛰어오르며 8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5.29달러에 거래를 마쳤으나, 한국시간 23일 오전 7시30분 기준 76.32달러를 나타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는 대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음달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그동안 금통위의 금리 결정은 '환율 변동성'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한은 금통위는 "물가는 안정된 움직임을 보이고 환율 리스크가 다소 완화된 가운데 부진한 경기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일부 감소되면서 경제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고, 통화 정책의 효과를 제약하는 요인들도 다소 완화되었다"며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p) 낮추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앞서 4월에는 연 2.75%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는데 금통위원들은 가계부채와 더불어 환율 변동성 지속에 따른 위험, 고환율 우려 등을 동결 이유로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4월 초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근접했으나, 미 행정부가 국가별 관세 협상에 나서면서 지난달 5일에는 1353.9원에 거래되는 등 작년 10월 15일(1355.9원) 이후 1350원대에 진입했다.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였으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환율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12일 '한국은행 창립 75주년 기념 행사'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하 기조를 언급했으나, 인하 시점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하 속도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주요국 무역협상 결과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높아 외환시장 변동성도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며 "앞으로의 금리 정책은 인하기조를 유지하되 구체적인 인하 폭과 시점은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지표의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며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한은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따른 중동사태의 전개상황과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점검하는 비상대응TF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란의 대응 수위 등에 따라 글로벌 위험회피(risk-off) 심리가 한층 강화될 수 있으며, 국제유가 불안 등 국제 경기·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24시간 점검체계를 통해 중동사태의 전개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필요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