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2025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1박 2일 일정으로 확대해 개최한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0656_686311_3536.jpg)
롯데그룹이 2025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1박 2일 일정으로 확대해 개최한다. 회의는 7월 16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진행되며 신동빈 회장이 직접 주재한다. 장남인 신유열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을 포함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등 주요 계열사 사장단 80여 명이 참석한다.
VCM은 롯데그룹의 연례 전략회의로, 상반기에는 전년도 경영 성과와 연간 목표를 점검하고, 하반기에는 상반기 실적 평가 및 향후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회의는 기존 반나절 일정을 탈피해 이틀간 숙박형으로 진행되며, 이는 롯데그룹이 현재 처한 경영 환경의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VCM은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등지에서 짧은 일정으로 진행돼왔으며, 오산 인재개발원에서의 개최는 지난 2022년 상반기 리뉴얼 이후 처음이다. 롯데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되는 공간에서 심도 깊은 전략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회의 장소를 정했다.
하반기 VCM에서는 식품·유통·화학 등 각 사업군 대표가 나서 개별 전략을 발표하며 외부 전문가 초청 강연, AI·신기술 관련 스타트업 쇼케이스 등도 병행된다. 그룹 전체적으로는 위기 극복을 위한 체질 개선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침체 여파로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신용평가사 3곳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함께 하락한 상황이다. 유통 부문 역시 국내 시장 포화와 온라인 경쟁 심화, 할인점 간 가격 경쟁 등 구조적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대대적인 돌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VCM에서 "시장 기대에 부응하려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며 고강도 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지금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기존 사업모델의 재정의와 비효율 자산 정리를 강조했다. 실제로 코리아세븐은 ATM 사업을 철수했고, 롯데웰푸드는 증평공장을 매각하는 등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또한 그룹은 바이오, AI 등 신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고 있으며, 해외사업 확대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자산 재평가 작업에 착수했으며, 유휴 자산 매각과 유동성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그룹이 보유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 부동산 자산 가치는 56조원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재무 건전성이 표면적으로만 개선됐을 뿐, 그룹 전반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고 분석하며 구조적인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 하반기 VCM은 이러한 대내외 위기 요인에 대한 그룹 차원의 종합 점검과 대응 전략 수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단기 대응보다 중장기적 해법 마련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이번 회의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재무 구조 개선, 신성장 동력 발굴 측면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