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이달 24일 진행하는 2025년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 주주들에 대한 사전질문 접수를 받고 있다. [출처=KB금융그룹 홈페이지]
KB금융은 이달 24일 진행하는 2025년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 주주들에 대한 사전질문 접수를 받고 있다. [출처=KB금융그룹 홈페이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모범생 KB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실적 발표에 앞서 개인 투자자의 목소리를 경청한다. 밸류업 정책을 적극 이행하는 차원에서 시작된 KB금융의 개인 주주 사전 질문 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개인 주주와의 소통 강화 행보를 통해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24일 진행하는 2025년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개인 주주들에 대한 사전질문 접수를 받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사전 질문 접수는 오는 21일 오후 6시까지 카카오톡 채널 ‘KB금융 IR’을 통해 진행된다.

이들 질문 중 빈도가 잦거나 중요한 질문을 골라 실적 발표 시 KB금융 경영진이 이에 대해 답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올해 2월 실적 발표 때 시범적으로 사전에 개인 주주의 질문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당시 나상록 KB금융지주 재무책임자(CFO)는 △배당 기준일 관련 주요 변경 사항 △향후 현금 배당 관련 계획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및 시기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KB금융은 당시 사전 질문 수렴 기간이 짧아 비교적 많은 질문이 들어오지 못했다고 보고 지난 4월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는 2주 전에 질문을 받았다.

이 중에서 개인주주 질문 3가지를 추려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회사의 밸류업과 계획에 영향이 있을지 △현재 124조인 연간 현금 배당 규모를 증액할 수 있는지 △올 한 해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어떤지 등에 소상히 답변했다.

그간 금융지주들의 컨퍼런스 콜은 임원들의 실적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의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점차 개인 주주들까지도 확대된 것이다.

개인 주주를 대상으로 별도 채널을 만들고 소통에 나선 것은 KB금융이 4대 금융그룹 중 처음이다.

이는 KB금융이 지난해 10월 제시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 중 하나였다. KB금융은 '누구나 KB를 쉽게, 편리하게,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개인 주주에 대한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KB금융 관계자는 "개인 주주를 위한 별도 소통채널을 카카오톡 채널에 개설했는데, 이메일 등 기존의 접수 채널보다 쉽고 간편하다 보니 개인 주주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며 "특히 질문 서두에 이런 채널을 만든 것이나 주주 가치 제고 부분 관련해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주신다"고 말했다.

향후에도 개인 주주의 의견, 목소리를 청취할 수 있도록 소통 채널 강화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KB금융그룹]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출처=KB금융그룹]

KB금융의 이 같은 행보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의지가 반영 돼 있다. 양 회장은 취임 시부터 '주주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강조하며 KB금융의 밸류업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적정 주가를 평가받기 위해서는 외국인 및 기관 투자자의 매입도 중요하지만, 최근 커진 개인투자자의 영향력도 배재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최근 수년간 리테일 투자자의 비중이 급증하면서 주가 흐름과 기업 지배구조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의 경우 동학개미운동 이후 개인 지분율 상승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크다.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밸류업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커지고 있는 점도 있다.

이에 지속 가능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서 개인 주주의 의견을 제도화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개인투자자는 더 이상 단순한 '변동성 유발자'가 아니라, 기업 가치 형성과 IR 전략의 핵심 이해관계자로 격상된 셈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시장 모범 기업으로서의 주도적 역할 수행을 위해 선제적으로 이해 관계자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주주들이 KB금융을 쉽고, 편리하며,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조3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3년(3조76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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