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농식품부]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영상회의실에서 축산분야 폭염 대비 추진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장마 직후 폭염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축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비상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6월부터 시작된 이례적인 폭염으로 가축 폐사와 농업인 온열질환이 급증함에 따라 피해 확산 차단과 농축산물 수급 안정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장맛비 뒤에 이어질 폭염에 대비해 축산·원예·농정 각 분야별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농협, 생산자단체 등 관계기관의 협업 체계를 바탕으로 피해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가축 52만 마리 폐사…폭염 피해 최소화 TF 가동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은 총 52만6006마리에 달한다. 이 중 가금류가 50만 마리 이상이며 돼지는 약 1만9000마리 수준이다. 아직은 전체 사육 두수 대비 낮은 비율로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장마 직후 폭염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기존 '축산재해대응반'을 확대·격상한 '폭염 대응 가축 피해 최소화 TF'를 구성해 7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TF는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 지자체 등으로 구성되며 피해 현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현장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을 실시한다.

농가에는 피해 접수 전담자를 지자체별로 지정해 애로사항을 직접 수렴하고 가용 차량을 총동원해 급수 체계를 운영한다. 현재 지자체 차량 약 300대, 농협 공동방제단 540대, 방역지원단 117대, 농협사료 차량 7대 등이 동원돼 축사 내부 온도 저감 활동에 투입되고 있다. 소방청과의 협조 체계도 병행된다.

폭염에 취약한 축종을 중심으로 얼음, 면역증강제, 차광막 등도 지원된다. 아울러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농협 및 축산단체를 중심으로 한 사양관리 지도와 가축 사료 내 비타민 첨가 등도 병행된다.

농식품부가 여름철 호우·폭염대비 사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농식품부가 여름철 호우·폭염대비 사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농업인 온열질환 '경보'… 쉼터 개방·다국어 교육 병행

가축뿐만 아니라 농작업 중 농업인의 안전사고도 빠르게 늘었다. 7월9일 기준 논밭이나 비닐하우스 등 농작업 환경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94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01명)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사망자도 경북 봉화, 경남 진주, 충남 공주 등에서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농축협 지점을 무더위 쉼터로 개방하고 농촌 지역에 왕진버스를 확대 투입해 고령 농업인과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안전교육 영상과 리플릿도 한국어를 포함한 9개 언어로 제작·배포했다. 이외에도 폭염 알리미 배지, 개인 냉방장비 보급, 문자메시지·마을 방송을 통한 반복적인 행동요령 안내 등 예방 중심의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농작업 안전관리를 위한 교육도 전국 4개 권역에서 이뤄졌으며 교육을 받은 지자체 및 농촌인력중개센터는 다시 농업인과 근로자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오른쪽)이 상추재배 농가에 방문해 농작물 생육상황과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오른쪽)이 상추재배 농가에 방문해 농작물 생육상황과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수급 대책…비축물량·긴급출하로 가격 변동 대응

폭염에 따른 농작물 수급 불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고온에 민감한 배추·상추·깻잎 등은 생산량이 급감하고 휴가철 수요 증가로 인해 가격이 급등할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배추는 병해충 방제를 강화하고 예비묘 250만 주를 확보했으며 정부 가용 비축물량 3만5500톤을 통해 시장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상추, 깻잎, 시금치 등 잎채소는 이미 가격 상승이 진행 중이나 향후 기상 여건이 호전되면 출하량 증가로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수박은 성수기 진입과 함께 가격이 상승 중이며, 출하 지역 확대 이후에는 완화될 전망이다.

과일류의 경우 사과·배·포도·복숭아·자두 등은 전년 및 평년 수준의 작황이 예상돼 수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축산정책관-축산정책과) 가축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 강조 동정자료(7.13. 13시) 관련 사진1 [출처=농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3일 충남 홍성군 양돈농가를 방문해 폭염 피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농식품부]

냉방비 부담 지적…현장 건의에 정책 보완 예고

충남 홍성군의 양돈 농장을 직접 방문한 송미령 장관은 농가의 냉방기·제빙기 설치 요청과 전기요금 부담 호소를 청취하고 농식품부의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을 활용한 지원방안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에는 "비용 부담은 낮고 효과는 높은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송미령 장관은 "현장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핵심"이라며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350억 원도 적시에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여름철 폭염이 단순한 계절 현상을 넘어 구조적 기후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관련 정책의 신속한 집행과 유연한 대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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