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박병선 물가동향과장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235_689320_3419.jpg)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2.1%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 수준인 2% 내외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가공식품과 수산물, 채소류 가격이 오르면서 체감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전달(2.2%)보다 소폭 둔화된 수치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7월 2.6%를 기록한 이후 2%대 초반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전달(4.6%)보다 오름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유통업체들이 김치, 라면, 탄산음료 등 일부 품목에 대해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상승세가 일부 제한됐으나, 빵(6.4%)과 커피(15.9%)는 출고가 인상분이 반영되며 강세를 나타냈다.
수산물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하며 전달(7.4%)과 유사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등어(12.6%)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산물 관련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어개지수는 7.6% 급등해 2023년 2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통계청은 생산량 감소와 수입단가 상승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채소류는 기상 악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7월 폭염일수는 13.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일)보다 3배 이상 늘었고, 이로 인해 시금치(전월 대비 78.4%), 열무(57.1%), 상추(30.0%) 등 주요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시금치(13.6%), 열무(10.1%), 수박(20.7%) 등 일부 품목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반면 농산물 전체로는 전월(-1.8%)에 이어 0.1% 하락했다. 배(-37.3%), 당근(-41.3%), 사과(-11.0%) 등 일부 과일류 가격 하락이 영향을 줬다.
정부가 7월 21일부터 지급을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아직 물가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산 쇠고기(4.9%), 돼지고기(2.6%)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은 전달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외식 부문에서도 쇠고기 외식(1.6%), 돼지갈비 외식(2.3%) 가격이 전달 대비 소폭 올랐다. 통계청은 도축 마릿수 감소로 인한 공급 축소와 함께 소비쿠폰 지급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쿠폰 수요 증가에 대비해 한우 공급량을 30% 이상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세 가격은 전년 대비 0.5%, 월세는 1.1% 각각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모두 0.1%포인트씩 오르며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6·27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1.4% 상승해 전달(1.2%)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지하철 요금 인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외식 물가는 3.2% 오르며 전달(3.1%)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외식 제외 서비스는 3.1% 상승하며 전달(3.5%) 대비 둔화됐다. 생선회, 커피, 치킨 등 외식 품목이 전체 상승을 견인한 반면, 해외단체여행비는 일본 지진설 등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해 2.3% 하락했다.
승용차 임대료도 할인 확대 영향으로 11.5% 하락하며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 상승세 둔화에 기여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하며 전달과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소비자 체감 물가를 반영한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지수(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2.0% 상승해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