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쏟아진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밥상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7월 중순 쏟아진 집중호우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면서 밥상 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처=연합뉴스]

장맛비가 소강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민 식탁과 직결되는 품목들이 대거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밥상물가의 추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8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7월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집중호우로 인해 농작물 침수 면적이 총 3만126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벼 피해가 2만6604ha로 전체의 약 85%를 차지해 단연 압도적인 피해 품목으로 집계됐다. 이어 논콩이 2026ha, 고추 334㏊, 대파 265㏊, 딸기 179㏊, 멜론 160㏊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피해 품목도 광범위하다. 들깨(160㏊), 쪽파(104㏊), 상추(89.9㏊), 복숭아(78.1㏊), 토마토(77.1㏊), 오이(69.6㏊), 포도(56.5㏊), 방울토마토(53.7㏊)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채소와 과일들도 피해 목록에 대거 포함됐다.

벼 피해가 집중된 충남·전남 지역은 국내 주요 쌀 생산지로 이번 피해가 2024년산 신곡 수급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상적으로 이 시기 피해를 입은 벼는 생육 불량과 수확량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부의 비축미 방출 여부와 시기 조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고추, 딸기, 멜론 등 가격 탄력성이 큰 품목들은 출하량 감소에 따라 단기적으로 도매가 급등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딸기의 경우 충남·경남 주요 재배지의 침수 피해가 집중됐 멜론은 전남·경남 일부 지역에서 재배지 자체가 매몰되면서 출하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대파·쪽파·상추 등 신선 채소류도 이미 수도권 도매시장에서 일부 품목의 출하 감소로 도매가가 전주 대비 최대 20%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적상추(4㎏)는 전월대비 60.9%, 청상추(4㎏)는 42.9%, 대파(1㎏)는 13.8%, 쪽파(1㎏)는 8.8% 올랐다.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식탁 물가를 좌우하는 핵심 품목들의 피해가 겹치며 2차 식재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폭염과 태풍 등 여름철 기상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농산물 가격의 안정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상청은 당분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 체감온도가 33도까지 오를 걸로 예상한다. 이럴 경우 배추, 깻잎, 부추 등 온도에 취약한 잎채소의 상품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미 비가 내린 뒤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충해 확산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시세 변화뿐만 아니라 출하품 품질에 대한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지자체 피해 조사를 바탕으로 농가 복구지원과 함께 긴급 수급 조절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정한 후 수급 동향과 물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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