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한계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 장착해야 할 필수적인 무기가 바로 신약 개발이다. 신약은 단순한 생산 기술이 아닌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다. R&D 과정은 단기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과거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 머물던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들어 많이 달라졌다. 막대한 자금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며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을 짚어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1967년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생산”을 사명(使命)으로 삼아온 GC그룹이 혈액제제·백신·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내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GC는 창업 당시 1280만원의 매출에서 2024년 연결 기준 2조204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성장, 현재는 국내외 44개의 계열사를 두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는 사회적 필요성은 높지만 개발 난이도가 높은 영역을 집중 공략했던 성과다.

GC는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GC녹십자와 GC셀 등 주요 계열사를 운영하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그룹 전체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신규 전략사업 진출, 자산 관리 등을 담당하며 실질적인 의약품의 제조·판매·진단·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등은 각 계열회사가 수행하고 있다.

계열사별 R&D 조직 다각화…체계적 운영 관리

GC는 혈액제제와 백신을 넘어 희귀질환 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 계열사인 GC녹십자는 혈액제제·백신·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면역글로불린(알리글로주)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및 미국 출시로 글로벌 기술력을 입증했으며 독감백신·헌터라제 등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GC녹십자의 연구개발(R&D) 부문은 △RED본부 △MDD본부 △MSAT본부 △개발본부 △의학본부로 구성돼 있다. RED본부는 초기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MDD본부는 초기 물질을 확보하고 플랫폼 기술 연구를 담당한다. 

MSAT본부는 생산 공정 개발 및 최적화를 수행하며 연구와 생산 간 기술적 연결고리 역할 을 담당하고 있으며 개발본부는 임상개발 단계에 있는 연구과 과제의 전반적인 운영 관리, 인허가 및 학술 업무를 맡고 있다. 의학본부는 임상개발 단계 연구과제와 출시 제품에 대한 임상 시험 계획 수립 및 진행, 관리한다. 

GC셀은 자가유래 T세포치료제 상업화와 함께 NK(자연살해)·CAR(키메릭 항원수용체)-NK 등 혁신적 세포·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항암 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주’는 간암 보조요법으로 장기간 생존율 개선 효과를 입증했으며 췌장암 등 난치성 암으로 적응증을 확대 중이다.

GC셀은 R&D의 효율성과 성공적 상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세포치료연구소를 중심으로 R&D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소통 프로세스 기반 의사결정을 위해 전사 차원의 과제 심의위원회와 과제 실행 관리를 위한 본부·부서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GC는 국내 제약사 중 드물게 희귀질환 분야를 전략적 핵심으로 삼고 있다. 환자 수가 적어 연구개발이 쉽지 않음에도 꾸준히 투자와 연구를 계속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3년 소아 희귀질환인 알라질 증후군 치료제 ‘리브말리액’이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같은 해 헌터증후군 치료제는 조건부 승인을 넘어 정식 품목허가로 전환됐다.

[출처=GC]
[출처=GC]

인재 육성·리더십 프로그램 진행…핵심 인재 확보

GC는 ‘R&D가 곧 미래 매출’이라는 신념 아래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GC녹십자는 작년 말 기준 매출 대비 R&D 비중은 10.3%, GC셀은 15.3%로 업계 상위권 수준이다. 연구인력도 올해 6월 말 기준 GC녹십자는 428명(석·박사 299명 포함), GC셀은 77명(석·박사 62명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인재 육성도 힘쓰고 있다. GC녹십자는 60여 개 직무 전문 역량 모델을 기반으로 한 연간 역량 개발 체계를 구축했으며 GC셀은 신규 입사자부터 임원까지 맞춤형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해 조직 내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1대1 외국어 교육, 커뮤니케이션 스킬 프로그램, 명사 특강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 만족도는 4.7점(5점 만점)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GC는 R&D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략·규제·판매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계열사별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시장 분석 미흡, 규제 강화로 인한 출시 지연과 낮은 시장성 등 잠재적 위험 요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GC는 △혈액제제의 선진시장 진출 △프리미엄 백신 개발 △희귀·난치성 질환 혁신신약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고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과 차세대 플랫폼 기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갈 계획이다.

GC는 “쉬운 길보다 어렵더라도 인류의 건강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개척해 온 정신을 이어가겠다”라는 목표로 글로벌 무대에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R&D 투자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치료제를 개발해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생명과학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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