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한계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 장착해야 할 필수적인 무기가 바로 신약 개발이다. 신약은 단순한 생산 기술이 아닌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다. R&D 과정은 단기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과거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 머물던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들어 많이 달라졌다. 막대한 자금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며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을 짚어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대웅제약이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을 앞세운 혁신 전략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빅파마(대형제약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1945년 창립 이후 ‘의약보국(醫藥輔國)’의 경영이념을 실천해온 대웅제약은 혁신 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2021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와 2022년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연달아 개발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자체 연구개발(R&D) 성과로 2년 연속 신약을 승인받으며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2030년까지 자체 개발 신약으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다는 ‘1품 1조’ 목표를 세우고 미래 혁신신약 개발과 토탈 헬스케어 솔루션 제공을 통해 글로벌 위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연 매출 18% R&D에 투자…255명 연구 인력 확보

대웅제약은 매년 20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매출 대비 R&D 비율은 18.54%로 국내 상위 제약업계에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구인력은 올해 6월 말 기준 박사급 73명, 석사급 142명을 포함해 총 255명에 달한다.

특히 업계 최초로 AI 신약팀을 신설해 독자적 플랫폼인 DAVID(대규모 분자 DB), AIVS(3D 구조 기반 가상 스크리닝), DAISY(클라우드 기반 AI 연구 포털) 등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후보물질 탐색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적응증 확장 연구도 가속화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한국 용인 생명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미국·중국·인도·인도네시아에 글로벌 R&D 센터를 운영하며 현지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생명과학연구소에서는 신규연구과제를 발굴하고 기획해 바이오연구과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인도 연구소는 하이데라바드에 설립돼 글로벌 제네릭 및 항정신병 치료제 연구 수행하고 있다. 현지의 우수한 인력과 영어권과 비슷한 서류절차로 미국·유럽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대웅인피온·DBI는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 거점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요녕대웅연구소(중국)는 차별화 제형 개발 및 건강기능식품 연구하고 있다. 미국 보스턴 법인 DIH는 하버드·MIT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다.

[출처=대웅제약]
[출처=대웅제약]

오픈이노베이션·플랫폼 기술…신약 개발 속도

대웅제약은 미래 R&D 키워드를 ‘AI·오픈이노베이션’으로 설정해 AI 플랫폼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연계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 임상 설계 자동화와 예측 분석 기능을 지원하는 AI 플랫폼을 구축한 동시에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R&D 리드타임을 단축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스타트업·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혁신 공모전 ‘이노베어(InnoBear)’를 4기째 운영하며 신약 개발과 플랫폼 기술 발굴을 지원한다.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플랫폼 DW-MSC, 이온채널 신약 개발 플랫폼 VITVO 등도 주력 기술로 꼽힌다. 이를 통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연구와 재생의료 분야 진출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ERP, MES, LIMS 등 10개의 IT 플랫폼을 통합한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생산·품질관리 전 과정을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한다. 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과 QbD 기반 공정 설계로 생산 효율성을 높였으며 모바일 대시보드를 통해 현장 대응 속도도 개선했다.

대웅제약은 ‘혁신신약(First-in-class)’와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 개발을 목표로 AI와 오픈이노베이션을 결합한 연구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 중심 혁신을 실현하고 인류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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