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라는 한계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도약하기 위해 장착해야 할 필수적인 무기가 바로 신약 개발이다. 신약은 단순한 생산 기술이 아닌 오랜 기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서만 탄생할 수 있다. R&D 과정은 단기적인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투자 없이는 결코 결실을 맺을 수 없다. 이런 이유로 과거 보수적인 경영 기조에 머물던 국내 제약사들도 최근들어 많이 달라졌다. 막대한 자금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며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는 국내 제약사들의 R&D 현주소와 미래 방향성을 짚어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편집자 주>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340_691770_5540.jpg)
대한민국 대표 연구개발(R&D) 중심 제약기업인 한미약품이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을 위해 다시 한 번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10년간 3조원 가까운 금액을 R&D와 생산시설 확충에 투자한 한미약품은 오는 2033년 매출 5조원 달성,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73년 약사 임성기 회장이 창립한 한미약품은 ‘인간존중’과 ‘가치창조’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50년 넘게 연구개발 중심의 경영을 이어왔다. 창립 초기부터 국산 신약 개발에 매진하며 제약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온 한미약품은 현재 국내외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R&D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33년 매출 5조 목표…연구개발비 비중 15% 이상
한미약품은 최근 중장기 전략과 실행 로드맵을 담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2033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한미약품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신약 창출, 생산 인프라 확충 등 전방위적인 투자를 단행한다.
특히 오는 2027년까지 3500억원 이상을 설비투자에 배정해 R&D센터와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15% 이상으로 늘려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집중한다.
한미약품이 집중하는 연구 분야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비만·대사질환 △항암제 △희귀질환이다.
비만·대사의 경우 세계보건기구(WHO)가 ‘21세기 유행병’으로 규정한 비만을 겨냥해 한미약품은 ‘Hanmi Obesity Pipeline(H.O.P)’을 구축했다. 펩타이드·단백질·제제기술·디지털 치료제 등을 활용한 차별화된 전주기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전자 돌연변이 표적 치료제,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등 차세대 항암 신약도 집중 개발 중이다. 기존 약물의 내성을 극복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파이프라인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희귀질환에서는 임성기 회장이 강조한 ‘신약개발이 곧 사회공헌’이라는 철학에 따라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국내 제약사 중 최다인 21건(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한국 식약처 등)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획득했다.
![[출처=한미약품]](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340_691771_5631.jpg)
작년 R&D 투자 2098억원…671명 연구 인력 보유
2015년부터 2024년까지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및 생산 인프라에 투자한 금액은 총 2조9390억원에 달한다. 2024년 한 해 동안만 R&D 투자액이 2098억원, R&D 시설투자가 377억원으로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4%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현재(2025년 6월 말 기준) 한미약품은 국내 5개 R&D 센터에 486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북경한미 연구소까지 합하면 671명 규모다. 이 가운데 박사급 연구원만 87명에 달한다.
연구 거점은 △동탄 R&D센터(비만·대사, 항암, 희귀질환) △서울 본사 임상개발센터 △광교·팔탄 제제연구소 △평택 바이오공정센터 △한미정밀화학 연구소(시흥) △북경한미(중국)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센터는 연구 단계의 물질이 신속히 임상·상업화 단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 253건, 해외 2279건 등 총 2532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출원 중인 건수도 1412건에 이른다. 이는 연구개발 역량을 보여주는 정량적 지표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개량복합신약 공급을 통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4년 주요 6개 제품만으로도 최대 873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록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현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50여년간 국내 제약산업의 혁신을 이끌며 ‘R&D 중심 제약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했다. 앞으로도 비만·항암·희귀질환 등 글로벌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는 혁신신약 창출을 통해 “제약강국 실현이라는 국가적 목표와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