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출처=현대자동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6749_693423_1416.jpg)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8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하며 2년 반 만에 9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아직 전면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향후 수출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3% 증가한 58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8월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자 6월부터 석 달 연속 최대 실적 경신이다.
그러나 대미 수출은 87억4000만달러에 그치며 2023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관세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미 수출 감소는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50% 고율 관세 대상 품목과 여전히 25%가 유지되는 자동차 관세 영향이 컸다. 지난 7월 말 한미 양국이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는 데 합의했으나, 미국 정부가 적용 시점을 확정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25%의 높은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서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는 15억8000만달러로 3.5% 줄었고, 자동차 부품(-14.7%), 철강(-32.9%), 일반기계(-12.8%), 컴퓨터(-35.8%), 이차전지(-23.7%) 등 주요 수출품 대부분이 감소했다.
반대로 반도체(56.8%), 무선통신기기(34.2%), 석유제품(15.4%), 선박(118.8%) 등 일부 품목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는 AI·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151억달러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산업부는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경고했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반도체, 바이오, 의약품 등도 미국의 관세 대상에 포함될 수 있어 향후 어떤 품목이 추가될지, 관세율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며 “무역 환경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6월 52억달러에서 8월 27억달러로 두 달 연속 급감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전체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 덕분에 유지됐다. D램 가격이 상승하며 DDR4와 DDR5 모두 5달러를 웃돌았고, 반도체 수출은 전체 수출의 25.9%를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 덕에 대만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9.3% 늘어난 43억8000만 달러로 8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도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동반 호조, 중고차 수출 확대에 힘입어 역대 8월 중 최대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의 수출 호조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면 유럽, 일본, 중국 등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역시 현재는 관세 0%지만, 미국이 향후 관세율을 확정하면 최소 15% 이상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수출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