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젊은층이 프리미엄 뷰티에 지갑을 열면서 K뷰티가 인도에서 판매 채널과 고객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7433_694208_4224.jpg)
인도 젊은층이 프리미엄 뷰티에 지갑을 열면서 K뷰티가 인도에서 판매 채널과 고객 기반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젊은 인구와 중산층 확대, 디지털 인프라 성장에 힘입어 현지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 급성장했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급증한 덕이다.
유통 지형 변화와 K컬처 확산이 맞물리며 한국 기업의 진입 속도도 빨라졌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기업은 물론 인디 브랜드까지 현지 플랫폼과 채널 다변화를 통해 영향력을 넓히는 가운데,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도 인도 법인을 설립하며 공급망까지 현지화에 나선 모습이다.
5일 인도 최대 뷰티 플랫폼 나이카와 레드시어가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2023년 210억달러(약 29조2068억원)에서 2028년 340억달러(약 47조2872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 외연이 팽창하는 동안 프리미엄 수요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업계는 원화 기준 약 1만6000원 이상을 프리미엄으로 보는데, 프리미엄 화장품 기준으로도 시장 규모가 2023년 17억달러에서 2028년 31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됐다. 가격대가 올라가도 인도 소비자들이 화장품의 성분, 효능, 경험 가치에 지불 의사가 있다는 뜻이다.
수요 변화는 한국산 화장품 수출에 곧바로 반영됐다. 관세청 자료 기준 올해 1~7월 한국의 대인도 화장품 수출은 2520톤, 553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38% 증가했다. 검색 동향도 강하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K뷰티’ 관련 검색량이 35% 이상 늘었다.
Z세대(1990년대 중후반 출생)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가 인도 내 K뷰티 구매자의 약 60%를 차지해 구매자들은 상당히 젊은 세대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K뷰티 구매자 수도 지난 2023년 1190만명에서 2030년 27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신규 고객의 유입과 재구매가 동시에 일어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전략은 ‘채널 다변화’와 ‘현지화’로 수렴하고 있다. 일단 LG생활건강은 더페이스샵을 앞세워 2016년 온라인 시장에 진출한 뒤 최근 오프라인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쌀 성분 클렌징이나 향이 강하지 않은 스킨케어 제품처럼 인도 소비자 취향에 맞춘 제품으로 현지 매대를 채우고,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H&B(헬스앤드뷰티) 채널을 중심으로 입점 점포를 확대하며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 체험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를 온라인 리뷰와 커뮤니티 확산으로 연결하는 이른바 O4O(Online for Offline, 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 전략이 핵심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인도 법인을 축으로 나이카(Nykaa), 아마존(Amazon), 티라(Tira) 등 주요 온라인몰은 물론 자사몰과 쇼핑몰 내 매장까지 아우르며 옴니채널(모든 것+유통망)을 구축한 상태다. 입점 플랫폼이 늘수록 프로모션과 물류 관리가 복잡해지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에 높이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는 분명하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이다. 주요 산하 브랜드 라네즈와 설화수도 보습·진정·안티에이징 같은 핵심 기능을 앞세워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들의 움직임과 함께 스킨1004, 조선미녀, 아누아 등 인디 브랜드들도 ‘나이카’와 ‘티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을 거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올리브영’으로 불리는 나이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소비자가 신제품 체험과 구매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입점 브랜드는 리뷰·랭킹·콘텐츠를 통해 노출을 극대화하고,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재고·가격 관리로 효율을 높이며 신생 브랜드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구조인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인도는 제품 카테고리별로도 선호가 뚜렷한 편”이라며 “스킨케어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강한 햇빛과 기후 영향으로 선케어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색조는 비교적 보수적이지만 시즌, 이벤트, 콘텐츠 트렌드에 따라 수요가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급망 이동도 기회 요인이다. 화장품 ODM 1위 코스맥스는 연말 인도 뭄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현지 유통사 카인드라이프와 협력해 Z세대를 겨냥한 색조 개발에도 나서며,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경험을 앞세워 인도·중동 시장으로 고객사를 넓히려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는 해외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환율·지역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브랜드에는 개발·공급 리드타임 단축 효과를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거시 환경 역시 K뷰티에 우호적이다. 매년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25세 미만”이라며 “젊은 인구 구조, 두터운 중산층, 디지털 결제 확산이 맞물려 잠재력이 높은 데다 미국의 관세 리스크와 중국 내수 부진이 겹치면서 글로벌·국내 기업 모두 인도를 차세대 성장 시장으로 점찍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