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 및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 및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游客)의 무비자 입국이 오는 29일부터 재개되면서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손님맞이에 나섰다. 지난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커들의 쇼핑은 기초화장품과 고가 명품에 집중됐으나 최근에는 K-패션·액세서리·편의점 간식 등으로 관심사가 넓어지면서 업계도 새로운 ‘잇템’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들은 K-뷰티와 건강기능식품에 더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패션·잡화 브랜드까지 주력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편집숍 ‘키네틱그라운드’를 통해 젠틀몬스터 등 MZ세대 선호 브랜드를 집중 배치했다. 롯데면세점은 한국콜마와 손잡고 연내 명동 본점에 ‘K-뷰티관’을 신설하며, 지역 특화상품으로 ‘부산샌드’ 같은 K-푸드 라인업을 강화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외국인 선호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편의점업계도 발 빠르다. GS25는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던 반숙란, 바나나우유 외에도 최근 뜨고 있는 하이볼, 그릭요거트, K-팝 앨범까지 외국인 인기 품목군을 확대했다.

GS25 관계자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상품이 그대로 외국인 매출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태극기·상평통보 등 한국 상징물을 활용한 관광 기념품을 내세우며 차별화에 나섰다.

단체관광객 유치의 최대 수혜처로 꼽히는 면세점은 현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충칭·우한·칭다오 등 중국 2·3선 도시 고객 비중 확대에 맞춰 현지 여행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체험형 콘텐츠 ‘스타에비뉴’ 리뉴얼을 예고했다.

신라면세점은 MICE 단체 유치를 확대하고 있으며, 신세계면세점은 대규모보다는 소규모·고부가 단체 관광객을 타깃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다만 업계는 예전과 같은 ‘유커 특수’ 재현에는 신중하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트렌드가 단체 중심에서 개별 중심으로 바뀌었고, 한국 내 숙박비 상승도 패키지 관광의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무비자 정책이 회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실제 소비 회복이 뒤따라야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0월 말 전후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여부도 중요 변수”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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