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오늘(19일) 이슈 종합] 통신·금융산업 전방위 보안 위협, "해킹 기술 속도 금융권이 못따라가" 등

■통신·금융산업 전방위 보안 위협…“AI 강국, 사상누각 될 수도”

통신과 금융 산업을 겨냥한 해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가 핵심 인프라의 보안 취약성이 전면에 드러났다.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에 이어 롯데카드에서 수백만 명 규모의 고객정보 유출이 확인되면서,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 마련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19일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 해킹 사건 브리핑을 통해 “경찰에 용의자가 검거됨에 따라 조사단은 KT 펨토셀 관리 실태와 불법 기지국 접속 경로를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KT는 피해 규모를 278명·1억7000만원으로 발표했으나, 조사단의 추가 분석 결과 362명·2억4000만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불법 기지국에 노출돼 전화번호·IMSI·단말기 식별번호 등이 유출된 고객은 2만30명으로 확인됐다.

과기정통부는 “추가 피해자에 대해서도 청구 취소, 무상 유심 교체, 보호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9일부터는 정상 인증을 거친 기지국만 KT 내부망 접속이 가능하도록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해킹 기술 속도 금융권이 못따라가"…범부처 대책 마련

통신·금융권에서 연이어 터진 대규모 해킹사고에 정부가 긴급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보안투자를 비용으로만 여기는 안이한 태도를 버리라"며 징벌적 과징금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기업이 고의적으로 침해 사실을 지연 신고하거나 미신고할 경우 과태료 등 처분을 강화하하고, 기업 신고 없이도 정황을 확보한 경우 정부가 철저히 조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KT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롯데카드 정보유출 사건의 조사 경과와 대책을 발표했다.

권 부위원장은 "해킹 기술이 급격히 진화하는데 금융권의 대응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보안을 비용이나 부차적 업무로 여겨온 인식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고 직격했다.

류제명 과기부 2차관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이 어떻게 KT 내부망에 접속했고, 어떤 경로로 개인정보를 확보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는 피해자 362명, 피해액 약 2억4000만원 규모다. 또 불법 기지국에 노출된 이용자가 2만30명에 달한다. 이들의 전화번호와 가입자 식별번호(IMSI), 단말기 식별번호(IMEI) 등 민감한 정보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현대차, 5년간 77.3兆 투입…美 적극 투자로 관세 리스크 해소 목표 '제시'

현대자동차가 미국발 관세 영향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일시적으로 조정했다. 향후에는 원가 경쟁력 강화,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5년간 총 77조3000억원을 투입해 기틀을 마련한다.

현대차는 18일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2026~2030년 5개년 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를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우선 올해 초 제시했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우선,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p) 상향했다. 그러나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 대비 1%포인트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기존 제시한 16조9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수정했다.

다만, 향후 5년(2026~2030년) 투자 계획은 늘렸다. 현대차는 ▲연구개발(R&D) 투자 30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 77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불확실성을 타개한다. 현지화 전략 실행 및 SDV,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 투자 예정이다.

■부동산 신탁 62조 책임준공, 분양률 60% 깨지면 자본 '위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총 62조원 규모의 부동산신탁 책임준공이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분양률이 60% 이하로 떨어지면 일부 신탁사는 자기자본이 크게 훼손될 수 있으며, 대형사는 충격을 흡수할 여력이 있는 반면 중소형사는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연쇄 부실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국내 금융권의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는 총 385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은행이 148조원, 증권사가 126조원,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가 각각 40조원 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탁사의 익스포져 규모는 23조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규모 자체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신탁사가 수행하는 책임준공형 개발신탁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리스크 전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부동산신탁은 토지를 맡겨 관리하거나 개발을 대행하는 역할을 맡는 구조로 발전해왔다. 단순히 토지를 관리하는 관리형 신탁부터 자금을 직접 조달하고 시행을 대신하는 차입형 개발신탁까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이 가운데 차입형 개발신탁의 한 유형인 책임준공형 신탁은 신탁사가 시공사와 약정을 맺고 시행사의 부실과 관계없이 공사를 반드시 완료해야 하는 구조다. 분양 부진이나 자금난이 발생하더라도 신탁사가 준공 의무를 떠안는 만큼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특징이다.

■구색 갖춘 배드뱅크 협약식…채권매입가 조율은 '숙제'

113만 명의 장기 연체자 채무를 탕감하기 위한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배드뱅크가 조만간 출범한다.

전 금융권이 협약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형식적 구색은 갖추게 됐다. 다만 채권 매입가율과 업권별 분담금 배분을 둘러싼 이해 충돌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내달 1일 서울에서 은행연합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대부협회 등 금융 협회와 연체채권 매입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협회 회장단이 참석해 전 업권이 배드뱅크 출범에 뜻을 모았음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HBM3E 12단 엔비디아 공급 시작

삼성전자가 마침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3E 12단의 엔비디아 퀄테스트를 통과했다. 양산 물량은 소량이나, 향후 HBM4 제품 역시 통과될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일 반도체 업계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의 HBM3E 12단 제품에 대한 품질 검증을 최종 통과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1만개 수준으로 작지만,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사안들을 모두 해결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HBM4 역시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HBM3E 제품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엔비디아 납품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새로 취임한 전영현 부회장의 지시 아래 핵심 부품인 1a(10나노 4세대 공정) D램을 전면 재설계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마침내 발열 문제를 잡아내며 8단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12단 제품으로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켰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삼성전자를 공급사로 추가하는 것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만 삼성은 3번째 공급사로 합류하는 만큼 초기 납품 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