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504_697790_5422.jpg)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 이재명 정부 출범 등 정책 변화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사장단·임원 인사가 예년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와 삼성을 중심으로 조기 인사 전망이 나오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전통적으로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지만, 최근 조기 인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룹의 최대 행사 중 하나인 'CEO 세미나'가 11월 중순 예정돼 있어 신임 사장단을 중심으로 내년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SK가 사업재조정(리밸런싱)과 실적 회복이 급선무인 만큼, 인사를 앞당겨 내년 운영 준비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SK㈜와 SK텔레콤의 내년 경영진 구성이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SK㈜ 장용호 사장은 SK이노베이션 경영 정상화에 주력 중이며, SK텔레콤은 올해 발생한 대형 사고로 인해 경영 책임론의 압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직접 "인사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언급하면서 조기 인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최 의장은 24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울산포럼'에서 "인사는 현재 문제를 어떻게 잘 해결할 것인지, 차세대 경영자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두 가지 관점에서 보면 된다"며 "인사 시기는 빨라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 의장이 언급한 이번 발언은 그룹 내부에서 조기 인사를 실제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특히 공식 석상에서 인사 시기의 유동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드문 사례로, SK그룹 최고경영진이 현안 대응과 차세대 리더십 구축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진행해 오다 최근 11월 말로 인사 시기를 조정한 바 있다. 올해 역시 비슷한 시기에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지만, 11월 중순에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룹 내에서는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반도체 사업의 회복 속에 전영현 부회장과 송재혁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 한진만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등이 유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LG그룹은 구광모 대표가 10월부터 계열사 사업 보고를 받고 있는 만큼, 인사 평가 일정상 조기 인사는 쉽지 않다. 지난해와 비슷한 시점의 11월 하순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도 구 대표는 미래 성장과 글로벌 시장 대응에 초점을 맞춘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트럼프 정부와의 접점을 모색하는 등 내실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달 말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마친 한화그룹의 경우, 일부 임원 인사를 남겨둔 채 내년 전략 수립을 위한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화그룹은 필요한 자리마다 '원포인트' 성격의 인사를 이어왔다. 앞서 사장단 인사 또한 핵심 라인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하면서 불필요한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이 중심이 됐다. 지난 7월 선임돼 그룹 내 2인자로 꼽히는 여승주 부회장의 역할 강화 역시 기존 체제를 보강하고 경영 안정성을 높이는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불확실성이 짙었던 한 해였다는 점을 반영해 인적 쇄신은 물론,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며 "각 그룹이 얼마나 빠르게 새 판을 짜느냐가 내년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