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LG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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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계 수장들이 인공지능(AI)를 기업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삼고 전방위적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LG는 계열사 경영진과 CDO(최고디지털책임자)를 모아 AX(AI 전환) 전략을 점검하며 기술·사업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SK는 울산을 제조 AI 중심지로 육성하며 스마트 팩토리와 데이터 기반 생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최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에는 구 대표를 비롯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의 수뇌부가 자리해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 방안'을 놓고 논의했다.

구 대표는 "중국 경쟁사들은 우리보다 자본과 인력에서 3배, 4배 이상의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인식도 같이했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의 선택과 집중’, 차별적 경쟁력의 핵심인 ‘Winning R&D’, ‘구조적 수익체질 개선’ 등 크게 3가지를 논의해 왔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온 화두다. 다만 이번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구체적 경쟁 위협과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을 직접 지적하며 생존과 도약을 동시에 촉구한 주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고경영진은 치열한 토론을 이어가며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AX 전략 실행에 몰입할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변화의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 주도의 명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고, 신속한 실행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출처=SK그룹]
[출처=SK그룹]

SK의 경우 최근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5 울산포럼'을 통해 울산을 제조 AI 허브로 세우는 청사진을 재확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영상 메시지에서 "제조 AI와 디지털 혁신이 울산의 다음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이천포럼 2025'에서 "구성원 개개인이 AI를 친숙하게 가지고 놀 수 있어야 혁신과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에 그룹 차원에서 C레벨 최고 경영진 1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AI 리더십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날 클로징 세션에서 "최근 기업과 지역사회는 지역소멸, 기후변화, 지경학적 요인들로 인해 지속가능성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제조업도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데 AI가 구세주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이어 "오늘 포럼에서 논의된 것처럼 각 기업의 품질, 원가, 안전관리, 의사결정의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지금 우리는 AI 기술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차원의 실행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SK에너지는 AI 솔루션 기업 인이지와 손잡고 잔사유 수첨 탈황공정(RHDS)에 AI 기술을 적용해 디젤 품질 예측 오차를 75% 낮추고, 유틸리티 비용을 2%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편 삼성그룹도 최근 연례 AI 기술 교류 행사인 '삼성 AI 포럼'을 예년보다 두 달 일찍 열고 AI 미래 전략을 재점검한 바 있다.

삼성전자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삼성전자는 다양한 업무영역에 AI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쉽고 빠르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사업 적용 측면에서 AI는 이제 생존의 문제와 맞닿아 있으며 글로벌 경쟁 구도가 달라지는 만큼 기업마다 속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주요 그룹들이 앞다퉈 경영 전략에 AI를 심는 이유는 결국 미래 산업 패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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