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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6000억원. 현대건설이 올해 1~9월 동안 올린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누적 수주액이다. 연초에는 불안한 출발로 6년간 지켜온 정비사업 1위 자리를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잠시 내줬지만, 이후 연이은 수주로 왕좌를 재탈환했다. 누적 수주액이 9조원에 육박하자 업계에선 "올해 1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만 2조7488억원 규모로, 이 곳은 강남의 대표적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사업지다. 압구정 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1·12차(총 1924가구)를,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로 삼성물산을 제치고 정비사업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압구정 2구역 이전까지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5조5357억원으로 삼성물산(약 7조원)에 비해 열세였다. 그러나 이번 사업(2조7488억원) 확보로 누적 수주액은 8조2845억원을 기록, 업계 1위에 올라섰다.
현대건설은 이 기세를 몰아 향후 압구정지구 내 추가 구역 확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압구정지구는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현대건설이 강점을 지닌 현대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곳은 △2구역(신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차·10·13·14차 등) △4구역(현대 8차·한양 3·4·6차) 등이다.
이에 업계는 현대건설의 올해 누적 수주액이 1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 장위15구역 재개발 △전북 전주 전라중교일원 구역 재개발 등 추가 대형 사업 수주가 유력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전라중교일원 구역 재개발은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독 입찰에 나선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총 공사비는 7332억원이며, 현대건설은 55% 지분을 확보해 약 4033억원을 얻게 된다.
서울 장위15구역 재개발 역시 현대건설 수주 가능성이 높다. 1·2차 입찰 모두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 가능성이 크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사실상 유력하다는 평가다.
◆ '주택통' 이한우 대표, 광폭 행보로 성장 전략 진두지휘
상황이 이렇자 업계 시선은 자연스레 현대건설 이한우 대표에게 쏠린다. '주택통'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오른 뒤, 올해에는 국내·외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챙기며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초에는 '한남4구역' 삼성물산과의 수주전에서 패배해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정비사업과 해외 플랜트·인프라를 동시에 진두지휘하며 기업의 성장 전략을 힘 있게 이끌어 왔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한우 대표의 광폭 행보는 단순한 일정 소화에 그치지 않는다"며 "변화가 필요한 곳에는 직접 발로 뛰고, 실천이 요구되는 순간에는 주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을 제치고 정비사업 '왕좌'를 되찾은 현대건설. 과연 올해 연말까지 사상 첫 연간 수주액 10조원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