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출처=EBN]
서울 시내 아파트. [출처=EBN]

한강벨트 최대어 '성수전략정비구역 4곳'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노른자 땅 선점을 위한 대형사 간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빅매치' 수주전 열기는 점차 가열될 것으로 짐작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사들은 한강변 정비사업 최대어 '성수전략정비구역' 수주를 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한강변 정비사업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부지만 약 53만㎡에 이른다. 정비사업은 총 4구역으로 나뉘어 추진되고, 완공 시 공동주택 9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주거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4개 구역 중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성수전략정비1지구(성수1지구)다. 공사비만 2조1540억원에 달하는 데다, 진행 속도도 가장 빨라서다. 여기에 서울숲 인접성, 압구정 접근성 등 우수한 입지까지 갖춰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수1지구는 정비사업을 거쳐 지하 4층~지상 69층, 17개 동, 총 3014가구 규모의 초고층 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다만 현재 성수1지구 사업에는 제동이 걸렸다. 조합이 까다로운 입찰 지침 논란을 의식해 지침을 수정하고 재입찰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는 배경에는 기존 지침이 경쟁을 제약한다는 우려가 자리한다.

앞서 조합은 △조합원 로열층 우선분양 제안 금지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금지 △대안설계 등 추가 아이디어 제안 금지 △조합 안내서와 입찰제안서 상충 시 조합 임의 결정 가능 등을 지침에 포함했다. 이러한 조치는 경쟁을 통해 공사비 절감과 사업 조건 개선을 끌어내려는 조합원 요구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사업지에 관심을 보이던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침이 과도하다"며 우려를 표했고, 두 건설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성수2지구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9개사가 참여했다.

성수2지구는 공사비만 1조7846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으로, 재개발을 통해 최고 65층, 2609가구 규모의 초고층 단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조합은 내달 28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간 3파전을 전망한다. 특히 삼성물산은 조합 측에 책임준공확약서 제외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의 강남'으로 불리는 성수3지구는 총 사업비가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정비계획 고시를 마치고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조합은 내년 초 시공사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수3지구는 성수2가1동 572-7번지 일대 11만4198㎡ 부지에 공동주택 2213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해당 사업지에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속도가 가장 늦은 성수4지구는 내년 초 시공사 선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매우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규모, 입지, 상징성 면에서 한강변 정비사업의 '최대어'로 꼽힌다. 특히 각 지구마다 수 조 원대의 공사비가 걸려 있어 대형 건설사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은 단순한 재개발 사업을 넘어, 서울 주거지의 미래 가치를 좌우할 상징적 프로젝트"라며 "재입찰 조건과 시공사 간 전략에 따라 수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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