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임종룡 회장 "금융 대전환 위해 80조원 투입…우리에게도 큰 도전"

"이번 프로젝트가 저희에게도 큰 도전이긴 하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할 것"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발맞추기 위해 전향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5년간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 등 총 80조원을 투입한다. 국민성장펀드에는 10조원을 투입하는 등 민간 금융사 최초로 참여를 결정했다. 

임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올해 7월부터 대통령께서 생산적 금융 전환의 필요성을 적시하신 이후에 지금까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내부적으로도 가계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금융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인식했다. 우리금융은 축적된 기업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영업 기반 대전환을 도모한다.

우리금융이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는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을 비롯해 그룹자체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됐다. 이 중 국민성장펀드 10조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보고대회에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을 제시한 이후 민간 첫 추진 사례로 민간·국민기금 75조원의 약 13%에 달하는 규모다.

임 회장은 "현재 당국과 산업은행이 국민성장펀드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짜고 있고 조만간 금융회사에 제시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펀드 운영 계획이 확정되면 저희가 참여 방법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자체투자 7조원은 △그룹 공동투자펀드 1조원 △증권 중심 모험자본 투자 1조원 △자산운용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펀드 5조원 등 3가지 방안으로 추진된다.

그룹 자체 펀드인 가칭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펀드'는 5년간 1조원 규모로 10대 첨단전략산업에 투입된다. 그룹 전 자산운용 계열사를 GP로 블라인드펀드 형태로 운영된다. 

모험자본 투자에 있어서 우리투자증권의 역할이 부각된다. 5년간 총 1조원 규모로 투자할 예정으로 우리투자증권은 향후 증자를 통해 모험자본 공급 여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올해 3월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은지 얼마 안돼서 우리투자증권이 각종 리그테이블에 이름을 올리며 자본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며 "투자 규모도 연간 3~4배 늘릴 계획으로 시스템 구비되고 있어서 모험자본 적절한 역할 할것"이라고 설명했다. 

융자 56조원은 AI, 바이오 등 K-테크 기업에 19조원을 지원하고 지역 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16조원을 쓴다. 또 혁신 벤처기업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 및 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됐다.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은행, 캐피탈, 저축은행 부문이 7조원을 투입한다. 서민금융대출 공급을 늘리고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강화한다. 그룹 기준으로 연간 11만명 가량이 혜택을 볼것으로 추산된다. 

연말 CET1 비율 12.5% 달성 계획 변함없어 …재무적 안정성 강화

기업금융이 확대되려면 리스크 관리가 수반돼야 한다. 우리금융은 이 같은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재무적 안정성과 밸류업 추진에 흔들림이 없도록 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은 연말 CET1 비율 12.5% 달성, 2027년까지 13%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차질없이 이행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가 재무적 안정성이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 시뮬레이션을 거듭했고 자본비율이나 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택담보, 임대사업자 대출을 첨단전략산업 대출로 전환하는 등 자산을 리밸런싱하고, 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안정성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통해 우리금융은 개인금융과 기업금융 비중을 현재 5대 5에서 4대 6으로 기업금융 부문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현재 가계대출은 목표치대로 조정 중에 있고 시장에서 하는 것 보다 서민금융, 디딤돌 대출 지원 많이하고 있다"며 "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도입된 원비즈프라자의 경우 중소기업 10만개사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은행에 투자전담 심사조직을 신설하고 그룹신용평가모형도 고도화하고 있다. 비은행 자회사의 심사 프로세스도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특히 동일 기업에 대한 직·간접투자의 중복 여부를 모니터링하고 권역별로 사후관리를 전담하는 여신·투자종합지원 조직을 구축해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투자 확대로 인해 자본 안정성이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금융은 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제고하고, AI를 기반으로 경영시스템 대전환을 마련한다. 기업여신에 'AI 에이전트'를 우선 도입한다. 그룹에서 추진하는 AX 중 우선도입 예정인 사례는 190개로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약 50여개가 우선 추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