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 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챗 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이 국내 금융·핀테크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성장 정체에 부딪힌 네이버와 글로벌 확장을 노리는 두나무의 이해가 맞물리며 단순한 주식 교환을 넘어 금융·디지털 결제 생태계 재편을 예고하는 ‘빅딜’로 평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이르면 다음 달 각사 이사회에서 포괄적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에서 통합 모회사 역할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맡는다.

시장에서 평가되는 양사 기업가치는 네이버파이낸셜 약 4조7000억원, 두나무 약 14조원으로  주식 교환 비율은 약 1대3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통합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현 최대주주였던 네이버는 17%로 내려앉는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계열 편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의결권 상당 부분은 네이버가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네이버가 실질적 경영 주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송치형 의장이 이해진 의장으로부터 네이버의 지배주주이자 경영자로서의 지위를 모두 넘겨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이 네이버와 합병하거나 추가 주식 교환을 추진할 경우 송치형 의장의 지분율이 현재 3.7%인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를 넘어설 수 있다”며 “네이버가 성장 둔화를 돌파하고 스테이블코인·디지털 자산 중심의 금융 혁신을 이끌 적임자로 송 의장을 선택한 것은 전략적으로 최선”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두나무' 주주 모두 수혜…1.5~2배 가치상승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성장 정체에 부딪힌 네이버에는 새 동력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두나무에는 나스닥 상장의 발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양사 모두에는 스테이블코인을 매개로 한 금융 혁신의 전환점을 안겨줄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두나무의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술력이 네이버의 결제·커머스 생태계와 결합해 네이버의 성장 모멘텀을 되살릴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검색·광고·커머스 등 기존 성장축이 둔화된 상황에서 두나무의 역량이 결합하면 네이버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나스닥 상장 가속화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혜 연구원은 “합병법인 네이버파이낸셜은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밸류에이션 재평가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네이버와 두나무 주주 모두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 단독 상장은 기업가치가 20조~25조원에 그치지만, 네이버파이낸셜과 결합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면 40조~50조원 수준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번 결합의 핵심 전략 축이다. 업비트의 거래소 인프라와 네이버페이 결제망이 결합하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실물 결제에 연결할 수 있어 결제 수수료 절감뿐 아니라 예치금 운용 수익과 대출 서비스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글로벌 핀테크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는 평가다.

조태나 연구원은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합병에서 중요한 변수는 기존 두나무 주주들”이라며 “합병법인 상장이 기존 투자자들에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합병안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두나무 주주들은 단독 상장 대비 최소 1.5~2배 이상의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다”며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주주인 미래에셋도 보유 지분 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반대할 명분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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