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자임 홈페이지 캡처 [출처=할로자임 홈페이지]
할로자임 홈페이지 캡처 [출처=할로자임 홈페이지]

미국 바이오 기업 할로자임 테라퓨틱스(Halozyme Therapeutics, 이하 할로자임)가 고농도 피하주사(SC) 약물 전달 기술 ‘하이퍼콘(Hypercon)’을 보유한 일렉트로파이(Elektrofi)를 최대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할로자임은 자사 제형변경 플랫폼 ‘인핸즈(Enhanze)’와 더불어 일렉트로파의 ‘하이퍼콘’까지 확보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할로자임은 1일(현지 시각) 일렉트로파이 인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선급금 7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향후 신약 3종이 승인될 경우 총 1억5000만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이다.

인수 절차는 올해 4분기 완료될 예정이며, 일렉트로파이 전 직원이 할로자임에 합류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할로자임은 일렉트로파이의 핵심 기술인 하이퍼콘을 확보했다. 하이퍼콘은 약물을 미세 입자로 만들어 같은 용량에서도 농도를 4~5배 높이는 방식으로, 소량의 피하주사만으로 대용량 정맥주사를 대체할 수 있다.

투약 시간 역시 정맥주사가 수 시간 걸리는 반면 피하주사는 1~2분으로 단축돼 환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할로자임과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인 알테오젠은 이미 정맥주사제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할로자임의 인핸즈는 피하 조직의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약물 흡수를 촉진하는 방식이고, 알테오젠의 하이브로자임(Hybrozyme)도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할로자임은 인핸즈가 커버하지 못한 영역을 고농도 주사 '하이퍼콘'으로 보완함으로써 기술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할로자임은 항암제 등 치료제를 환자가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직접 투여할 수 있는 ‘자가 주사형 제형’ 개발을 추진 중이다. 하이퍼콘과 소용량 오토인젝터를 결합해 만성질환 치료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헬렌 톨리(Helen Torley) 할로자임 CEO(최고경영자)는 “하이퍼콘은 인핸즈와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해 바이오 의약품 산업 전반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면역학·신경학 질환은 가정 내 투여가 미래 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는 할로자임의 인핸즈 특허 만료 시점과도 맞물린다. 인핸즈는 미국에서 2027년, 유럽에서 2029년에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특허가 풀리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어, 할로자임은 하이퍼콘 확보로 향후에도 기술적 우위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퍼콘 관련 특허는 2040년대까지 유지되며, 오는 2026년 말까지 파트너사의 신약 2개가 임상에 진입하고 2030년 전후로 로열티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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