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파리 서쪽 라데팡스 상업지구에 있는 유로넥스트 거래소 건물의 디지털 화면에 시장 지표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9일, 파리 서쪽 라데팡스 상업지구에 있는 유로넥스트 거래소 건물의 디지털 화면에 시장 지표가 표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최근 급등세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고 위험자산 선호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면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3%, 나스닥지수는 0.1% 내렸다. 두 지수 모두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 조정을 받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3포인트(0.5%) 하락했다.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946.30달러로 전일 대비 2.4% 떨어졌다. 이번 주 초 4,0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은 가격도 3.7% 하락한 46.85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금과 은 가격은 미국 정부 셧다운 사태로 안전자산 수요가 몰리며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이날은 위험회피 심리가 다소 진정되며 조정을 받았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146%로 소폭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미국 정부 셧다운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정부 대금 지급 지연으로 자금 흐름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일부는 인력 감축을 검토 중이다.

셧다운으로 인해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도 미뤄지고 있다. 월가 민간 통계에 따르면 미국 고용시장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연준(Fed)의 정책 결정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노스웨스턴뮤추얼 웰스매니지먼트의 맷 스터키 주식운용책임자는 "노동시장이 약화되면 주식시장 조정이 뒤따를 수 있다"며 "아직 그 수준은 아니지만 리스크 요인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10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뉴욕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노동시장 약화를 고려하면 올해 추가 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연준 이사 마이클 바는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 금리조정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Nvidia)는 미국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수출을 승인했다는 보도에 힘입어 1.8%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반도체 수출 협정 체결도 추진 중이다.

이로써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치인 4.7조 달러를 기록했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시장전략가는 "투자자 심리가 워낙 긍정적이어서 주가 상승에 제동을 걸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음 주부터 본격 시작되는 3분기 실적 시즌은 시장의 다음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팩트셋(FactSet)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8% 증가가 예상되며 9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델타항공은 예상보다 강한 실적과 연말 성수기 매출 전망을 제시하며 4.3% 상승했다. 펩시코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해 4.2% 올랐다.

외환시장에서는 아르헨티나 페소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미국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경제 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페소화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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