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13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회관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부문 무공해차 보급 목표 관련, 자동차부품업계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출처-박성호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822_699313_3421.jpg)
완성차 업계가 현재 논의 중인 정부의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을 괴멸시킬 것이라고 호소했다. 업계는 현실적인 목표 설정 및 하이브리드차 육성 등 대체 친환경차 육성만이 해결책이라며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13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회관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부문 무공해차 보급 목표 관련, 자동차부품업계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조합은 정부가 제시한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는 국내 산업과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달성이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 안에 따르면 약 840만~980만대 (비중 30~35%)를 전기차 또는 수소차로 판매해야 한다. 특히, 980만대 시나리오에 의하면 오는 2034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사실상 전면 중단돼야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부 목표치 달성 시 국내 자동차 산업은 괴멸이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자동차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율은 19.9%에 불과하며, 72.6%에 달하는 많은 기업이 미국 관세 영향 등으로 사업 다각화 또는 미래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조합은 현실적으로 550만~650만대(20% 내외) 수준으로 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산업·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제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면 1만여개의 부품 기업 중 절반, 약 11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했다.
조합은 "내연기관 부품기업은 산업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축"이라며 "급격한 전환이 추진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품업계의 절반이 내연기관차 부품을 생산하는 점을 고려해 하이브리차 등을 대체제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은 내연차에 속하지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비교적 적다. 이 때문에 전동화 전환을 강조하던 미국과 유럽연합(EU)마저 하이브리드차를 대체 친환경차로 인정하는 추세다.
조합은 내연기관이 사용되는 하이브리드차와 e-fuel을 연료로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를 감축 수단에 포함하면 국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내연기관 부품기업에 전환 대응 기회를 제공하고, 친환경차 부품기업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정부에 자동차부품산업계의 현실적인 여건을 반영한 NDC 목표 재설정 및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미래차부품산업특별법 예산의 조속한 반영, 미래차 재편 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 확대 및 조건완화, 미래차부품 연구개발투자 자금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중소·중견 부품기업이 미래차 재편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 지원의 규모와 범위를 확대하고, 전환에 특화된 맞춤형 프로그램의 조속한 설계 및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미래차 핵심부품 개발, 생산시설 고도화, 기술혁신 지원을 위한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 자금의 포괄적 지원 등을 호소했다.
이택성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부품업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를 견지할 경우 부품 산업 공급 체계의 심각한 영향과 대규모 고용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국내에서 생산된 전기차 중심의 보급과 다양한 기술 대안을 인정하는 정책으로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