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 제이미슨 그리어가 2025년 10월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례 회의에서 미국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문서를 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무역대표 제이미슨 그리어가 2025년 10월 15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례 회의에서 미국 재무부 장관 스콧 베센트와 기자회견을 하면서 문서를 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핵심 산업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제재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의 최근 보복 행위는 전 세계 민간 기업을 상대로 한 경제적 강압의 일환"이라며 "이는 미국의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발언은 중국이 지난주 한국의 한화오션 미국 법인에 제재를 부과한 데 따른 대응이다. 중국은 한화오션이 미국 해운 산업에 투자할 계획을 문제 삼아 자국 내 기업과 개인이 해당 법인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추가 조치를 예고했다.

그리어 대표는 "중국의 협박과 위협이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을 막을 수는 없다"며 "미국은 중국의 산업 지배 시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조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간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조선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남중국해 통제권 확대를 통해 해상 물류망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조선 능력은 제한적이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등 우방국의 투자를 유치해 자국 내 조선기반을 확충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조선업뿐 아니라 해운·물류 분야에서도 양국의 충돌은 격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상업 선박에 특별 항만 요금을 부과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항만 장비에 10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화물 취급 장비에는 150%의 수입세 부과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기업이 세계 주요 항만, 특히 파나마 운하 인근에서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를 견제하기 위한 고강도 통상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반격에 나섰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접근 제한을 확대하고 추가로 100%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미중 간 통상·안보 갈등이 다층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국제 해운은 전 세계 무역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만큼, 조선 및 해운 갈등은 세계 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대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중국이 무역 양보를 대만 관련 요구와 연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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