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보문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출처=연합]
경북 경주 보문단지 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출처=연합]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가 숙박시설과 교통 인프라 등 기본 여건이 부족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한국의 개최 불안, 유서 깊지만 호텔이 부족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K팝의 본고장으로서 문화의 뿌리를 보여주고자 했지만, 경주를 향하는 사람들의 첫 질문은 ‘어떻게 가고, 어디서 묵을까’였다”고 보도했다.

NYT는 경주에 국제공항이 없고,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APEC 참가자 2만 명을 수용하기에는 호텔 등 숙박시설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크루즈선이 임시 호텔로 전환되고 외신 기자단과 외국 대표단이 급등한 숙박비 속에 숙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최 측은 경주 일대 호텔·콘도·기업 연수원 등을 정상급 숙소(PR Suite)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1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로써 정상급 인사들은 경주 내 숙소를 확보했지만, 일부 기업 대표단은 포항·울산 등 인근 도시에서 행사장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또한 정상회담 만찬장이 회의 직전 변경된 점도 혼선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 마련된 목조 건물이 공간 협소, 화장실·조리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용도 부적합’ 판정을 받아 결국 만찬 장소가 인근 호텔로 옮겨졌다는 것이다. 해당 건물은 대신 소규모 양자회담용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NYT는 경주가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인해 개발이 엄격히 제한돼 온 점이 인프라 부족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APEC 개최지 선정 이후 한국이 계엄·탄핵 정국 등 정치적 혼란을 겪으면서 행사 준비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덧붙였다.

NYT는 “한국은 불과 2년 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때 열악한 시설과 폭염 대응 부실로 국제적 비판을 받은 바 있다”며 이번 APEC 준비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