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5년 10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에서 두 번째 연속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25년 10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에서 두 번째 연속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둔화 우려를 이유로 두 달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공식 경제지표 확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동시장 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를 낮추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BBC에 따르면 연준은 3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3.75~4.0% 범위로 조정했다. 이는 3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지난달 첫 금리 인하 이후 두 달 연속 인하 조치다.

현재 미국 정부 셧다운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고용 등 주요 경제 통계가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연준은 '데이터 없이 운전하는 것(flying blind)'과 같은 상황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경제학자들은 평가했다.

민간 고용업체 ADP의 자료에 따르면 9월 미국 민간 일자리는 3만2000개 감소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가 둔화됐으며 실업률도 소폭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올해 초보다 덜 역동적이고 다소 약화됐다"고 언급하면서도 "고용 둔화가 가속화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 상승에 그쳐 시장 예상(3.2%)을 하회했다. 연준의 목표치(2%)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예상보다 완화된 수치가 금리 인하 결정에 힘을 보탰다.

파월 의장은 "관세 영향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며 "관세가 특정 소비재의 일시적 가격 상승을 초래할 뿐 지속적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에서는 위원 간 의견 차이도 두드러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수석을 지낸 스티븐 미런은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연준은 동시에 오는 12월 1일부터 대차대조표 축소(QT)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팬데믹 시기 매입한 국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을 줄이던 정책을 종료하는 조치로, 금융시장 불안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연말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으나, 파월 의장은 "12월 인하는 '기정사실(foregone conclusion)'로 봐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마이클 피어스는 "위원들 간 이견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역시 "향후 3개월간 고용보고서 결과에 따라 노동시장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안개 속에서 운전할 때처럼 속도를 늦추고 있다"며 "향후 경제 지표를 면밀히 관찰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으며 최근에는 "파월의 임기가 끝나기 전 새 의장을 지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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