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136_704122_2031.jpeg)
코스피가 사상 처음 4200선을 돌파하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들어 주요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잔액이 불과 1주일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104조7330억원)보다 1조1807억원 늘어, 10월 한 달간 증가 폭(925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이는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약 4년4개월 만에 최대 주간 증가 폭이다. 대출 유형별로는 마이너스통장이 1조659억원 늘었고, 일반 신용대출도 1148억원 증가했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급증세가 코스피 급등에 따른 투자 수요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이달 초 4200선을 돌파하며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다가 인공지능(AI) 업종 과열 우려로 급락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조263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은 7조4433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를 대부분 받아냈다. 특히 지수가 3800대까지 밀렸던 지난 5일 하루 동안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6238억원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스피가 고점권임에도 개인 투자 심리가 식지 않았다”며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마이너스통장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빚투 열풍은 증권가에서도 확인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6조2165억원으로, 2021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가 주식을 담보로 빌린 자금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최근 사흘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의 발언이 빚투 심리를 자극했다는 지적도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년층의 빚투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언급했다. 코스피 5000 가능성에 대해서도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도한 빚투가 주가 조정 시 투자자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0∼30대 중심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심리 속에 무리한 차입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며 “자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심리적·재무적 충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