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으로 기록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이 12일 밤(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임시예산안 서명으로 공식 종료됐다. [출처=연합]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으로 기록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이 12일 밤(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임시예산안 서명으로 공식 종료됐다. [출처=연합]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으로 기록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기능 정지)이 12일 밤(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임시예산안 서명으로 공식 종료됐다. 셧다운은 지난달 1일 시작돼 43일간 이어졌으며, 이는 종전 최장 기록인 35일을 8일 초과한 것이다.

이날 오후 연방하원은 상원이 앞서 수정 가결한 단기 지출법안을 찬성 222표, 반대 209표로 통과시켰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대체로 찬성과 반대로 갈렸으며, 민주당 의원 6명이 찬성표를, 공화당 의원 2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0시24분(미 동부시간) 법안에 서명하며 셧다운을 마무리했다.

이번 임시예산안은 내년 1월 30일까지 연방정부의 자금을 기존 수준으로 복원하는 내용이다. 그 사이 의회는 2025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에 적용될 본예산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농무부, 식품의약국(FDA), 재향군인부 예산과 군사시설 건설, 의회 운영 예산 등 일부 항목은 1년 치 예산이 이번에 처리됐다.

셧다운으로 중단됐던 저소득층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 보조금이 재개되며, 밀린 연방 공무원 급여와 주정부의 자체 재정 투입분에 대한 보상도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의 원인을 민주당에 돌리며 “민주당이 항공편 2만여 건 취소와 100만 명 이상의 공무원 임금 미지급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은 멋진 날(great day)”이라며 “협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셧다운 장기화의 주요 쟁점은 민주당이 요구한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연장 문제였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중도파 8명(무소속 1명 포함)이 공화당에 동참하면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종료됐고, 이로 인해 셧다운 사태는 급반전됐다. 다만 최종 합의안에는 보조금 연장이 포함되지 않았고, 단지 향후 표결을 보장하는 수준에 그쳤다.

공화당은 이를 사실상 정치적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민주당은 셧다운이 국민에게 고통을 줄 것을 알면서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재대결을 예고했다.

이번 셧다운은 항공관제사 부족으로 항공편이 대거 지연·취소되고, SNAP 재정 고갈로 4천200만 명의 저소득층 생계가 위협받는 등 국민 생활에 심각한 타격을 남겼다. 통계 발표 지연으로 경제정책 수립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연말로 예정된 오바마케어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의 대립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케어는 처음부터 재앙이었다”며 “보험사 대신 국민에게 직접 돈을 지급해 스스로 건강보험을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보조금 축소가 보험료 급등으로 이어져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번 셧다운 종결로 미국 행정부는 일단 숨통을 틔웠지만, 예산 협상과 건강보험 개혁을 둘러싼 양당의 대립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연방정부의 재정 운영과 경제 전반의 불안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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