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공화당)이 2025년 11월 12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애리조나주 민주당 하원의원 아델리타 그리할바의 취임 선서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공화당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공화당)이 2025년 11월 12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애리조나주 민주당 하원의원 아델리타 그리할바의 취임 선서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정부 셧다운 사태가 42일째를 맞은 가운데, 미 하원이 13일(현지시간) 셧다운 종료를 위한 예산안 표결에 나선다. 이번 표결 결과에 따라 연방정부의 기능이 정상화될지 주목된다.

상원이 통과시킨 두 달짜리 임시 지출안이 이날 하원으로 넘어오며 막판 표결 절차에 돌입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근소한 의석 차에도 불구하고 법안 통과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나라를 다시 연다"며 서명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재향군인의 날 행사에서 "처음부터 닫혔어야 할 일이 아니었다"고 말하며 셧다운 종결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 셧다운은 10월 1일 시작돼 백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급여를 받지 못했고, 저소득층을 위한 식품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항공 교통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자금난으로 무급 상태인 항공 관제사들이 병가를 내면서 화요일 하루에만 1,200여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의원들조차 워싱턴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하는 상황에 놓였다.

공화당 릭 크로포드 의원은 동료 의원과 함께 카풀로 워싱턴에 가고 있다고 밝혔고, 위스콘신의 데릭 반 오든 의원은 "16시간 걸리지만 의무를 다하겠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 중이라고 전했다.

하원 규칙위원회는 이날 새벽 7시간의 회의 끝에 8대 4의 당파적 표결로 법안을 절차상 통과시켰다.

공화당 의원들은 민주당이 요구한 건강보험 보조금 연장 조항을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 조항을 셧다운 종료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해왔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는 CNN 인터뷰에서 "이번 공화당의 시도는 서민의 생활비 부담을 더 높이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상원 민주당이 공화당과 함께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서도 "깊은 실망"을 표시했다.

표결을 앞두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9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아델리타 그리할바 의원의 취임 선서를 진행한다. 이로써 공화당의 하원 과반은 219대 214로 줄어들며, 존슨 의장은 단 두 명의 이탈표만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현재 법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의원은 켄터키의 토머스 매시, 인디애나의 빅토리아 스파르츠 등이 거론되지만, 이들이 실제로 반대표를 던질지는 미지수다.

텍사스의 칩 로이 의원은 "재정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반대는 없다"고 밝혔다.

온건파 민주당인 메인주의 재러드 골든, 텍사스의 헨리 쿠엘라 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어, 법안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점쳐진다.

이번 셧다운 사태로 양당 모두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이 더 큰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우세하지만, 민주당 역시 내부 분열로 상처를 입었다.

법안이 통과돼 셧다운이 종료되더라도, 연방정부 자금은 오는 1월 30일까지밖에 확보되지 않는다.

결국 의회는 두 달 안에 또다시 새 예산안을 합의하지 못하면 '2차 셧다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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