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수출 소식에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며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출처=오픈 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759_704867_4729.png)
국내 증시에서 AI(인공지능)·반도체 관련주의 독주가 이어지는 동안 장기간 소외됐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급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대형 기술수출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며 업종 분위기를 단숨에 뒤바꿔 놨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전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16만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2주 신고가로, 최근 체결한 글로벌 기술 수출 계약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즉각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자사의 ‘그랩바디(Grabody)’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개발·허가·상업화 단계별로 최대 25억6200만달러(약 3조7487억원)를 수령할 수 있으며, 제품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얻게 된다.
기술 수출 소식이 전해지자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이틀 만에 5조4800억원대에서 9조원대로 급증하며 코스닥 시총 4위에 올랐다.
그간 외국인 매수세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되면서 제약·바이오주는 상대적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KRX반도체 지수는 이달 3일 기준 6374로 한 달 새 20% 넘게 올랐지만, 같은 기간 KRX헬스케어 지수 상승률은 9.9%에 그쳤다.
그러나 에이비엘바이오의 ‘빅딜’을 계기로 업종 전반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1일 5792에서 13일 6453으로 이틀간 11.4% 뛰었다. 알테오젠과 펩트론, HLB, 리가켐바이오, 삼천당제약 등 주요 바이오 종목도 일제히 상승세에 올라탔다.
업계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플랫폼 기술 경쟁력에 대한 시장 기대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알테오젠이 머크(MSD), 다이이찌산쿄 등 글로벌 제약사에 ‘ALT-B4(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을 이전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데 이어, 에이비엘바이오까지 대규모 계약에 성공하며 업종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에이비엘바이오의 빅딜은 개별 기업의 호재에 그치지 않고,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과 S&P 헬스케어 지수 반등으로 우호적 대외환경이 갖춰짐에 따라 국내 바이오텍(바이오 기술 기업)의 동반 상승 모멘텀(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