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유튜브]](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135_705307_393.jpg)
에이비엘바이오는 세계 최대 제약사인 미국 일라이릴리와의 전략적 지분 투자와 대형 기술 이전 계약을 계기로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다음’을 준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을 기점으로 또 다른 대형 파트너십을 예고하며 후속 전략의 중심을 글로벌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7일 개인·기관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기업간담회를 열고 이번 계약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오프라인 간담회는 기관 투자자 대상 비공개로 진행됐고 온라인 행사는 회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이사는 “글로벌 넘버원 제약사인 일라이 릴리와의 기술 이전 및 전략적 지분 투자라는 대형 성과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발표에서 기술 이전 계약의 핵심이 된 자사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의 경쟁력을 집중 조명했다. 그랩바디-B는 약물이 BBB를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혁신 플랫폼으로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전달 문제를 해결하는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해 온 항암제 파이프라인인 △ABL001(Tovecimig) △그랩바디-T 기반 이중항체 △ADC 기술 등도 함께 소개되며 전체 파이프라인의 성장성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릴리와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상세한 타임라인을 공개하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는 "2023년 바이오 USA(BIO USA)에서 첫 접점이 있었으며 사노피 딜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서 릴리와 첫 기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4년 바이오 USA 및 BIO 유럽에서 릴리 측이 그랩바디-B 플랫폼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보이며 양측의 논의가 확대됐다"며 "2025년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GSK와의 미팅이 예정돼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릴리의 기술 이전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 하에 전략적 접근을 진행했다"라고 덧붙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SK 측이 3개월 내 CNS 분야 기술 이전을 완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고, 이에 따라 GSK 딜을 먼저 마무리한 후 릴리와의 협상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출처=에이비엘바이오 유튜브]](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135_705308_3951.jpg)
이후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4월 릴리와 본격적으로 협상이 재개됐고 9~10월, 구체적인 실사가 진행됐다.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릴리 본사에서 양측 딜 팀간의 미팅도 진행됐다.
이후 릴리 측이 "에이비엘바이오 삼성동 사옥에 직접 실사하겠다"는 요청을 하며 협상 단계가 가속화됐다. 이후 올해 10월 중순 협상이 마무리되고 계약서가 완성됐다.
이 대표는 “릴리가 한국 바이오 기업의 본사를 직접 방문해 대면 실사를 진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는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약 4000만 달러(약 600억 원)에 달하는 선급금을 확보했다. 이는 기술료 가운데 계약 체결 직후 바로 수령하는 금액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받는 계약금 중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속한다.
전체 계약 규모는 26억 달러, 한화로 약 3조8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딜이다. 이는 개발 단계별로 달성 시 지급되는 마일스톤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구체적인 단계별 마일스톤 지급 조건과 향후 제품 상업화 시 적용될 로열티 비율은 비공개다.
이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빅파마가 한국 바이오 기업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에이비엘바이오가 그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노피가 ‘1루타’, GSK가 ‘2루타’, 릴리가 ‘3루타’라면 이제 홈런이 머지 않았다”며 “세 번 연속 빅파마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계약 발표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도 공유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릴리 협상 소식 이후 2018년부터 논의해온 여러 글로벌 기업들에게 내년 JP모건 미팅을 요청받았다.
이 대표는 “일정은 공개할 수 없지만 다음 기술 이전 계약 역시 ‘깜짝 뉴스’로 공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이전으로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