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279_705502_5117.jpg)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직후 시장의 반응은 기대보다 우려에 가까워지고 있다. 재무 부담 확대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연이어 약세를 보이고 있고,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주주들의 반발도 커지는 분위기다.
대규모 투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서정진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주주 설득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대규모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해 앞으로 3년간 인천 송도, 충북 오창, 충남 예산 등 세 지역에 총 4조원의 시설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셀트리온은 스타트업 펀드를 1조원 규모로 키우고 R&D(연구개발) 투자도 늘린다.
앞서 서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5000억원 규모로 스타트업 기업들과 하는 펀드가 있는데, 정부 정책이 서면 1조원까지 규모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해마다 R&D 비용으로 6000억원 가량을 썼는데 내년부터 8000억원 정도를 쓴다”며 “내후년쯤 되면 R&D 비용이 1조를 넘어가는데 이는 글로벌 상위 제약회사 규모와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투자와 병행해 대규모 국내 투자 확대와 지역 균형 발전, 소부장 국산화율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는 셀트리온의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그간 개발·임상 등 핵심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온 만큼,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자금조달이 순조롭게 이어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셀트리온은 향후 투자계획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만 쌓아놓은 유동성 자산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셀트리온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9540억원으로 전년말 1조1430억원 대비 16.5% 감소해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1조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해 놨다.
또한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증가한 것도 자금 조달에 있어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13.8%에 그쳤는데, 올해 3분기에는 29.6%까지 끌어올리면서 연간 26.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재무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해당 발표 이후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투자 발표 이후 첫 거래일인 17일 주가는 18만9900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3.16% 하락했고, 이날도 오후 2시 기준 18만3500원에 거래되며 3.37%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틀간 약 7% 가까이 주가가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셀트리온그룹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셀트리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목표로 오프라인 지분 수거에 나섰으며, 이를 마무리하고 주주 명단을 확인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이달 중 회사 측에 임시주주총회 개최안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비대위는 사측이 보유한 자사주 100% 소각 등 핵심 요구안을 관철할 예정이다.
윤상원 셀트리온 비대위원장은 “셀트리온의 주가 하락은 회사 측의 경영 가이던스에 대한 신뢰 저하가 주요 원인”이라며 “예를 들어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를 당초 7000억원을 예측했는데, 현재는 10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에 진행한 무상증자를 통해 시장 유통 주식은 또 늘어났는데, 서 회장이 약속했던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하는 게 시장에서는 안 좋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윤 비대위원장은 “결국 서 회장의 한 마디에 시장에서는 계속 반응을 하는데, 블러핑(bluffing)을 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게 가장 크다”며 “시장과 주주들에게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영 환경을 구축해야 회사의 진정성을 믿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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