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 시장 확대와 메모리 가격 회복이 겹치면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살아났고,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실적 개선분의 상당 부분을 이끌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6951_705087_4524.jpg)
올해 3분기 국내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3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AI 서버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반등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실적 개선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며 기업 이익 구조를 사실상 견인했다. 전통 제조업과 에너지 업종 역시 원가 안정 효과와 산업 회복세가 맞물리며 동반 반등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지난 14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9개 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73조2047억원으로 전년 동기(59조7992억원) 대비 13조4055억원(22.4%) 증가했다고 16일 밝혔다. 같은 기간 합산 매출은 831조1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기업별로 삼성전자가 12조1661억원, SK하이닉스가 11조38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1·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2조9827억원(32.5%), SK하이닉스는 4조3534억원(61.9%) 증가했으며, 두 회사의 증가액(7조3361억원)은 전체 영업익 증가분의 54.7%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AI 학습용 서버 수요와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확대가 반도체 업종 실적을 직접 끌어올린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양강 외에도 한국전력공사(5조6519억원), 현대자동차(2조5373억원), 기아(1조4623억원), 한화(1조3442억원), 삼성물산(9934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8564억원), 한국투자증권(8353억원), 삼성생명(8158억원) 등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통 제조업, 금융, 방산, 에너지 업종 전반에서 회복세가 나타나며 산업 구조가 하반기 들어 개선 흐름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적자를 낸 기업도 적지 않았다. 삼성SDI는 59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냈고, 아시아나항공(-1977억원), 포스코이앤씨(-1947억원), 롯데케미칼(-1326억원), HD현대케미칼(-1031억원), 한화토탈에너지스(-992억원), 티웨이항공(-955억원), 제주항공(-550억원), 여천NCC(-423억원), 하이브(-42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감소폭만 보면 기아가 1조4190억원 감소해 49.2% 줄었으며, HMM은 1조1646억원 감소해 79.7% 급감했다.
업종별 실적에서는 석유화학 업종이 합산 영업이익 3조39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선·기계·설비 업종은 72.3%, 제약 업종은 63.6%, 에너지 업종은 61.1% 증가하는 등 회복 흐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산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충과 메모리 반등이 반도체 실적 개선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며 “제조, 에너지 업종도 원자재 가격 안정과 매출 회복세가 맞물려 4분기에도 긍정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