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다수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12월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19일(현지 시간) 공개된 회의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제전망을 고려할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몇몇(several) 참석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정량적 표현 관례를 감안할 때 동결 의견이 인하 의견보다 우세했던 흐름으로 해석된다.

회의 참석자는 총 19명이지만 투표권을 가진 위원은 12명에 불과해, 의사록만으로 실제 표심 구도까지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10월 회의에서도 금리 인하를 두고 의견이 갈렸던 만큼 12월 결정을 앞두고 내부 시각차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견해차가 부각됐다. 스티브 마이런 이사는 0.50%포인트의 보다 큰 폭의 인하를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동결을 선호했다. 의사록에는 슈미드 총재 외에도 동결 의견에 동조한 참석자가 더 있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참석자들은 노동시장 둔화와 목표치(2%)로 확실히 복원되지 않는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동시에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은 인하 이후에도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다른 이들은 최근 경제의 '탄력성'을 근거로 정책 기조가 아직 덜 제약적이라고 보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시장 기대를 조정했다. 실제로 파월 의장 발언 이후 시장의 12월 인하 기대는 크게 낮아졌다.

의사록은 대차대조표 축소(QT)와 관련한 논의도 전했다.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12월 1일부터 자산 축소를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이는 지급준비금이 '충분한(ample)' 수준에 이미 도달했거나 근접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QT 종료 가능성은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익일물 초단기 금리 SOFR이 연방기금금리를 상회하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월가에서도 제기돼왔다. 시장에서는 QT와 미 재무부의 단기채 발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동성이 부족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QT 시작 이후 2조5000억달러 이상 축소됐으며, 현재 약 6조6000억달러 규모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번 QT 종료 논의에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다.

의사록은 44일간 지속된 연방정부 셧다운 기간 동안 노동시장·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의사결정 환경이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당시 상황을 "안개 속 운전"에 비유한 바 있다.

공개 발언 기준으로 스티븐 미랜,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우먼 이사는 노동시장 침체 우려를 중시하는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슈미드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한 신중론을 강조하는 매파 성향이다. 파월 의장과 필립 제퍼슨 부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보다 인내적인 접근을 선호하는 중도파로 평가된다.

의사록은 "12월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가장 적절한지에 대해 매우 다른 관점이 존재했다"고 명시했다. 다수는 향후 추가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반드시 12월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으며, 일부는 인하를 지지하되 동결에도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월 회의에서 드러난 위원 간 의견 차이는 12월 회의에서도 동일한 논쟁 축이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시장은 당초 12월 인하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연준 내부의 신중론이 명확히 드러나면서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이번 의사록은 12월 금리 결정이 예상보다 복잡한 균형점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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