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이 지난 10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165_705349_21.jpg)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방향성을 두고 깊은 의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과 고용시장 둔화라는 상충된 경제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정책 결정이 한층 복잡해진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17일(현지시간) 캔자스시티 연준 행사에서 "진화하는 위험의 균형은 금리 인하를 천천히 진행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이 여전히 "다소 제약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금리가 중립 수준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퍼슨 부의장의 발언은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든 동결이든 어느 쪽도 명확히 지지하지 않는 '신중 모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빠르게 낮아지는 중이다. CME그룹에 따르면 12월 인하 가능성은 45% 수준으로, 일주일 전 60%, 지난 10월 말에는 90%에 달했다.
연준은 9월과 10월 연속 금리를 인하했지만,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중단되면서 위원회 내부의 견해차가 더 커진 상태다.
위원회 내 한 진영은 인플레이션을 최우선 우려로 삼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년째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으며, 일부 위원들은 관세 인상 효과가 향후 2년간 물가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물가가 목표치에 복귀할 시점을 최소 6~7년 뒤로 전망하며, 현 시점에서 금융여건을 더 완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그룹에는 올해 투표권을 가진 네 곳의 지역 연준 총재와 마이클 바 연준 이사가 포함돼 있으며, 최근 더 세력이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또 다른 진영은 고용시장의 약화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세 명의 연준 이사들은 인플레이션 지속 가능성보다 경기침체 위험이 더 크다고 주장한다.
이 중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최근 민간 채용 지표가 9~10월 고용 증가가 '정체 수준'에 머물렀음을 보여준다며 "기업들이 감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소비자 신뢰 저하, 임금 상승 둔화, 주택·자동차 등 고가 제품 수요 부진 등을 근거로 "경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내부 분열이 심화되면서 다음달 회의에서 광범위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금리를 동결할 경우 트럼프 임명 이사 3명이 반대할 가능성이 크고,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우려 진영에서 최소 3명이 반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롬 파월 의장은 그동안 위원회 내 의견을 조율하는 중심 역할을 해왔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의견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