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월러(왼쪽)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이 지난 10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162_705346_4043.jpg)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통화정책 기조를 둘러싼 견해차가 더 선명해지는 가운데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혔다.
월러 이사는 1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공개 행사 연설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에 가까워졌고,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재가속이나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내 관심은 노동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개월 간 약화된 고용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발표될 고용지표가 내 견해를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는 최근 정부 셧다운으로 일부 공식통계가 공백을 보였지만 민간 지표들을 통해 노동 수요 둔화와 소비자 부담 확대가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긴축적 정책은 특히 저소득·중산층 소비자에게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며 "12월의 추가 금리 인하는 노동시장 악화를 늦추기 위한 '보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의 물가 흐름을 고려할 때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장기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연준 내 일부 지역 연은 총재들은 잇따라 금리 인하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의견 차가 커지고 있다. 12월 FOMC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 수준 금리 유지가 적절하다며 명확한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추가 인하에 부정적이며,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까지 포함하면 12월 인하를 반대하는 위원은 최소 3명으로 추산된다.
반대로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앞선 회의에서 0.50%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는 등 빠른 통화 완화를 요구해 왔다. 월러 이사와 함께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미셸 보먼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도 노동시장 약화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려할 때 12월 인하에 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월가에서는 보고 있다.
이날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캔자스시티 연은 주최 행사에서 12월 금리 결정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현 통화정책 수준은 다소 긴축적"이라면서도 경제 지표를 고려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제퍼슨 부의장의 발언이 연준의 현재 난처한 상황을 드러낸다며 그가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은 '중립적 신호'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12월 9~10일 열리는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내부 의견이 크게 갈리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확률을 45%, 동결 확률을 55%로 반영해 사실상 '절반의 확률'을 가정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고용 둔화 속도, 물가의 추가 안정 여부, 경기 둔화에 대한 위험관리 판단 등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