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대한상의]](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7608_705918_5244.jpg)
한국 재계가 AI 시대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본조달 체계 재정비를 촉구하는 가운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금산분리 논란의 본질이 "투자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 마련"에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 상황에서 기존 규제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현실 진단이 담긴 발언이다.
최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저희는 금산분리를 완화해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대규모 AI) 투자를 소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다시 만들어달라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재계가 자금난을 호소하자 이를 왜곡해 금산분리 완화 요구로 읽힌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원하는 건 금산분리 자체가 아니라 이 숙제를 해결할 방안"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각국이 AI 투자 경쟁에서 '전례 없는 규모'를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가 차원의 대형 펀드 마련 필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 펀드도 부족하다"며 "1호, 2호, 3호 등 계속 이어가는 방식으로 자금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속도 경쟁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며 "집중된 자금과 일관된 플랜이 없다면 글로벌 AI 판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경고도 내놨다. 최 회장은 "최근 5년간 민간 성장률이 1.2%포인트씩 떨어졌다"며 "2030년이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행 공정거래법과 관련해서는 "수십 년간 기업집단을 규제해 왔지만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성장 국면에 맞는 규제 틀 재정립을 주문했다.
한편 정부도 첨단산업 투자 필요성이 커지면서 금산분리 규제완화 논의를 검토 중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간담회에서 "정부가 할 수 없는 대규모 자본조달이 필요하다면 방법과 범위를 관계부처와 협의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금산분리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