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개발 기술을 돕는 플랫폼 기반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업계와 시장이 모두 주목하고 있다. [출처=오픈 AI]
최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신약개발 기술을 돕는 플랫폼 기반 계약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업계와 시장이 모두 주목하고 있다. [출처=오픈 AI]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개발 플랫폼으로 연이어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플랫폼 중심의 신약개발 생태계가 급부상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을 비롯해 에이비엘바이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등 주요 바이오 벤처들이 자체 개발한 플랫폼 기술로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 연이어 기술수출에 성공하면서 시장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알테오젠은 IV(정맥주사) 제형을 SC(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ALT-B4’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LT-B4는 피하조직 내 약물 침투를 방해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인체 피부에 통로를 만들어 약물이 피하조직을 뚫고 들어갈 수 있게 돕는다.

알테오젠은 해당 플랫폼을 2020년 MSD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SC 제형 기술 수출한 이후 올해 3월 아스트라제네카 계열사 메드이뮨과 최대 1조9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누적 기술수출 금액만 11조원에 달한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는 기술이전으로만 약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통해 약물의 효율적인 BBB 투과를 돕는 기술이다.

지난 4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최대 4조100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에 이어 지난 12일 미국 일라이 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을 체결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작년에 오노약품공업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항체-약물결합체(ADC) 후보물질 ‘LCB97’과 함께 항체에 약물을 정밀하게 붙여 약효를 내도록 하는 차세대 ADC 플랫폼 기술인 ‘콘쥬올(ConjuAll)’을 함께 넘기는 최대 7억 달러(약 9500억원) 규모의 패키지딜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경구용 펩타이드(아미노산 결합체) 플랫폼 ‘오랄링크’를 보유한 디앤디파마텍이나 RNA(리보핵산) 편집 치료제 기술인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 플랫폼을 보유한 알지노믹스 등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의 경기 둔화와 투자 축소 상황 속에서도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확인되자 국내 대형 바이오 기업들 사이에서도 플랫폼 기술 업체와 교류를 늘리거나 기술 개발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트리오어가 보유한 종양 미세환경 선택적 활성화 플랫폼 ‘TROCAD’ 기술에 대한 기술 실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규모는 선급금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로열티를 포함해 최대 52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셀트리온은 최대 6개 타겟에 대한 독점적 개발 및 실시권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TROCAD 기반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체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 플랫폼 기술 개발에 직접 뛰어들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분할에 나선 이후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을 설립해 펩타이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바이오텍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바이오 기술 플랫폼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신약개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곳들에서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을 알리다 보니 최근 더 주목을 받는 것 같다”며 “신약의 경우 기술수출 이후라도 반환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플랫폼 기술의 경우 일회성 계약에 그치기보다 후속 프로젝트로 확장되는 사례가 많아 중소벤처들 사이에서는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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