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이 항공기 구매와 환승객 유치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가한다. 대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약 395억원(2880만달러)을 투자해 B737-800 1대를 구매한다. 기존 리스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유 항공기 대수 변화는 없다.
그동안 제주항공은 직접 구매 항공기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 매년 막대한 항공기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돼 경쟁 항공사 대비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임대료는 매년 인상돼 보잉 737 맥스 1대당 월 31만6000달러(4억4132만원)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달러로 지불하는 항공기 임대료는 더 높아지게 된다. 회사는 이번 항공기 구매 배경으로 “고환율, 고금리 등의 대외적인 영향으로 높아지는 항공기 임대료를 대응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의 구매 항공기는 5대로 늘어났다. 보유 여객기 기준으로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다. 높은 해외여행 수요에 항공사의 공급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항공기 임대료 절감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운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신규 노선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28일 인천~발리 노선에 주 7회 일정으로 신규 취항했다. 11월과 12월 제주항공의 인천~발리 노선의 예약률은 무려 80% 후반대에 달한다. 참고로 발리 노선은 공급이 적어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환승여객 수요 창출에도 나선다.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50개 도시, 73개 노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노선 조합을 통해 여행객들의 이동 편의 증대, 고객 선택권 확대 등은 물론 신규 수요를 발굴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지난 2015년 웨이하이~인천과 칭다오~인천 등 2개의 한중 노선을 인천발 사이판, 태국 방콕 노선과 연계해 중국인 환승 수요를 만들어 냈다. 해당 도시에서 직항노선이 없거나 운항빈도가 적은 점을 활용해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올해 3월 인천공항과 히로시마공항이 체결한 ‘인천-히로시마 노선 활성화 및 환승객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에 참여했다. ‘히로시마~인천~태국·베트남·필리핀·홍콩’ 등을 잇는 상품을 개발해 히로시마에서 제3국으로 여행하려는 수요 확보에 나섰다.
환승여객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을 거쳐 제3국으로 가기 위해 제주항공을 이용한 여객은 9만957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7만3930명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전체 환승 여객수(9만7092명)을 넘어섰다.
구매 항공기 확대와 신규 노선 취항, 환승 수요 확보 등을 통해 향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항공업계의 변화에 대비해 탄력적인 노선 운영 및 신규 노선 개발, 원가경쟁력 확보를 통해 업계 경쟁력 우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