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오션이 건조한 함정 [제공=한화오션]
▶ 한화오션이 건조한 함정 [제공=한화오션]

내년도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시장이 주목된다. 상선부문에서 가스선 중심으로 발주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타 선종 공략을 강화할 전망이다.

특히 유가 상승과 글로벌 군비 증강 경쟁 속에 해양 설비와 수출 함정 및 'MRO(유지ㆍ정비ㆍ보수)' 분야의 프로젝트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2024년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약 29% 감소한 42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망된다.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대형 가스선의 신규 수요가 줄면서 ‘빅3(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수주량도 상당부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카타르 2차 발주 이후 별다른 신규 수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LNG선의 경우 용선료 하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발주량이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주력 선종의 수요 감소로 인해 국내 신조선 수주량은 올해 대비 약 10% 감소가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올해 글로벌 해운사의 대규모 발주가 집중됐던 컨테이너선 시장은 내년에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KB증권은 “컨테이너선 발주 잔량은 운항 선대의 60% 수준까지 상승했고 운임도 하락했다”며 "LNG운반선과 벌크선 등의 발주가 일부 증가하더라도 컨테이너선 발주 감소폭을 모두 만회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예상외 선전했던 상선 시장은 이미 하반기 들어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카타르 2차 물량 등 대형 LNG 프로젝트와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상반기에 집중된 탓이다. 3분기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한 141만CGT에 그쳤다.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제공=삼성중공업]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제공=삼성중공업]

LNG선 등 조선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주력선종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기대감이 솟는 분야도 있다. 유가 상승에 따라 해양플랜트 사업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수요가 상승 궤도를 타고 있어 상선부문의 발주 위축을 보완하는 역할이 기대된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매장된 석유‧가스 등의 자원을 발굴‧시추‧생산하는 설비로, 1기당 2~3조원에 육박하는 초고가·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빅3는 지난 2021년 수년 만에 해양플랜트 수주를 재개한 뒤 안정적인 시황을 기반으로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의 수주 확대를 노리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FLNG)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우위를 가지고 주요 프로젝트의 유력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모잠비크 코랄술 FLNG 2호기의 최종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에도 델핀(미국), 웨스턴(캐나다) 등도 수주가 기대된다.

특수선 시장은 해외 수출함정 및 MRO 사업 기대감이 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언급했다. 한미간 해양방산 분야 협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세계 최고수준의 국내 조선산업을 활용한 해상전력 증강과 함정 MRO 및 건조 외주화 등을 강력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업계선 처음으로 한화오션이 미 해군 군수지원함의 MRO 계약을 수주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한 뒤 MRO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신조선 발주 시장에 있어 투자위축 전망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수익성을 회복한 해양플랜트 분야와 수출 함정사업 등 비상선 부문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발주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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