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프로드의 대명사 벤츠 G바겐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두 가지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으로 돌아왔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매력은 정반대다. G바겐 내연기관차는 마초 매력을 갖춘 상남자다. 운전자의 오프로드 주행 실력과 기술이 그대로 드러난다.
반면, 전기 G바겐은 운전자를 교만하게 만든다. 높은 경사로는 물론 각종 험지도 스스로 돌파한다. 오프로드 주행이 다소 미숙하더라도 '내가 운전을 잘한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상남자의 냄새를 풍기지만, 세심하고 똑똑한 반전 매력을 갖춘 차다.
지난 13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AMG 스피드웨이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오프로드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진행했다.
이날 벤츠 코리아는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G 450 d(지바겐) 부분변경 모델과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전기 지바겐)로 최근 개소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오프로드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지난 10월 개소했다. AMG 스피드웨이 트랙 인근 2만6000㎡ 부지를 이용했으며, 실제 자연 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만든 상설 오프로드 코스다.
코스는 SUV 코스와 G-클래스 전용 코스로 구분돼 있다. SUV 코스는 벤츠의 대다수 SUV가 소화할 수 있도록 코스를 꾸렸다. 반면, G-클래스 전용 코스는 실제 자연환경을 활용했다. 오직 G바겐만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다. 해당 코스는 운전자 안전 등의 이유로 현재 전문 인스트럭터가 운전하고 있으며, 동승만 가능하다.
이날은 내연기관차인 G바겐 부분변경 모델과 G바겐의 첫 순수 전기차로 두 코스를 모두 경험했다.
두 모델의 외관은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두 차량 모두 G바겐의 특징인 각진 실루엣을 유지하면서도 상징적인 요소들이 곳곳에 적용됐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전기 G바겐은 후륜 휠 아치에 에어 커튼 등을 적용했다. 공기저항을 줄여 최대 주행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내부는 두 모델 모두 터치 조작이 가능한 12.3인치 운전자 및 미디어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해 온 G바겐에 최초로 디지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것. 이를 활용하면 MBU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다.
오프로드 대명사답게 기존 모델에 적용했던 기능은 그대로 유지했다. 오프로드 감속 기어, 디퍼렌셜 락, 독립식 더블 위시본 프론트 휠 서스펜션 등이 적용됐으며 어댑티브 조정 댐핑 기능 역시 기본 탑재했다.
이번 모델부터는 오프로드 주행 시 차량 하부를 보여주는 기능이 최초로 탑재된다. '투명 보닛' 기능을 활용하면 카메라가 앞바퀴와 스티어링의 위치를 가상으로 표시한다. 이를 통해 전방 장애물을 인식하고, 험지를 수월하게 넘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차간 거리 유지와 차선 이탈 방지 기능 등 최신 주행 보조시스템,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및 애플 카플레이 등 편의사양이 다수 탑재됐다는 점이 두 차량의 공통점이다.

차이점은 파워트레인이다. G바겐 부분변경 모델은 6기통 디젤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 이전 대비 37마력 향상된 최대 367마력을 발휘한다. 최대 토크는 76.5kg·m이다. 자동변속기는 새롭게 세팅된 9단 토크 컨버터를 적용했다.
전기 G바겐은 중국 CATL과 공동 연구개발한 118kWh 배터리를 사용한다. 국내 인증 기준 최대 392km를 주행하며 최고 출력은 587마력, 최대 토크 118.7kg·m이다.
오프로드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기 G바겐은 각 바퀴에 개별 제어 전기 모터를 적용했다. 4개의 전기모터를 활용해 탄생한 기술이 'G-턴'이다. 오프로드 시 막다른 길에서 유턴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안했다.
이 외에도 운전자가 지형 대처에 집중할 동안 출력을 유지하는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G-스티어링' 기술 등이 전기 G바겐에 탑재됐다.

각 차량으로 동일한 코스를 1회씩 직접 주행했다. 이날 수행한 코스는 30도의 경사를 오르는 'Rock Crawl & Block', 0.8m 깊이 수로를 도강하는 'water Crossig', 차량의 진입각과 이탈각 등 시험하는 사선 구조믈 'Cone' 등이다.
G바겐 내연기관차는 '오프로드의 대명사'답다. 30도의 경사로는 물론, 차량이 한쪽으로 35도까지 기울어지는 사선형 구조물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불규칙한 노면에서는 서스펜션이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하며 접지력을 유지한다.
다만, G바겐 내연기관차는 운전자의 오프로드 운전 실력이 승차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프로드를 소화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는 세기에 따라 때로는 충격을 몸으로 흡수해야 한다. 승차감이 기존 모델보다 일부 향상됐음에도 말이다. 상남자 같은 감성과 스스로 운전할 때 짜릿함을 즐기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차다.
반면, 전기 G바겐은 근육질의 몸매와 다르게 세심하고 똑똑하다. 전기 G바겐에 탑재된 기능을 활용하면 30도의 경사로를 스스로 오르는 놀라운 체험을 할 수 있다. 앞서 내연기관차로 코스를 주행할 때보다 모든 부분에서 훨씬 매끄럽고, 수월하게 코스를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공차 중량이 3000kg가 넘지만 민첩하다. 전기차인 만큼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승차감도 내연기관차보다 부드럽다. 운전을 잘한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차다.
같은 G바겐이라도 전혀 다른 차로 느껴지는 이유다. 상남자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는 G바겐 내연기관차를, 스마트한 반전 매력을 느끼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전기 G바겐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