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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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5년 만에 다시 한번 '소통'을 강조했다. 

지난 2019년 정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은 5년 전 자율복장을 전면 도입했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사고를 탈피하고, 능동적이고 유연한 업무 환경을 만들어 '창의적 인재'가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직원 회식을 장려하고 나섰다. 신(新) 모빌리티를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는 직급과 서열을 막론하고 치열하게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갑론을박이 있더라도 오직 '고객'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잘되는 기업들은 고객에 부합하는 제품이 아닌, 자신에게 맞춘 제품을 출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할 수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모든 제품은 '소비자'가 쓰는 것이라며, 능동적이면서도 이타적인 리더십을 가진 '이순신 장군'의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달라고 밝혔다.

6일 현대차그룹은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2025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회에는 정의선 회장을 비롯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송창현 사장, 성 김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사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사장, 이한우 현대건설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 및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은 어린이들부터 실차 구매 고객까지 다양한 이들이 방문하는 복합 고객 경험 공간이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신년회를 열어 '고객 중심 경영' 및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전 신년회와 가장 다른 부분은 임원들의 좌석 배치다. 지난해까지는 정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이 맨 앞줄을 채웠다.

올해 신년회는 임원 사이 사이에 직원들이 착석해 서로 인사를 건넸다.

몇몇 사장은 직원들이 모여 앉은 곳으로 걸어와 앉기도 했다. 직원들과 자유로운 소통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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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회 역시 이전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정 회장이 재치를 선보이며 신년회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가장 먼저 단상에 올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후 자리에 복귀한 지 1~2분 만에 그룹 경영진이 참여하는 좌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계단을 밟았다. 

그는 두 번째 자기소개를 하며 '아까 인사했던 사람'이라며 짧고 재치 있게 소개를 마쳤다. 그러자 곧바로 행사장 안에 웃음이 쏟아졌다. 

좌담회 역시 진지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 아래 진행됐다. 경영진은 올해 경영환경 및 각 계열사의 방향성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정 회장은 중간중간 맡은 바 역할을 잘 부탁드린다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는 뼈 있는 말도 건넸다. 계획을 정교하게 계획하는 것보다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 

정 회장은 "계획을 정교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며 "사후 관리가 일관성 있게 이뤄져야 좋은 결과를 만든다. 이건 모든 현대차그룹 가족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콕 찝었다.

이어 실행을 위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사 내에서 근무를 하든, 재택 근무를 하든 간에 같이 집중해야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면 소통되지 않는다"면서 "같이 일을 하는 사람과 얘기할 때, 문제가 풀리지 않고 갑론을박이 있다면, 고객을 생각하면 답이 있다. 그러면 문제 해결은 더욱 쉬워진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소통의 부재로 고객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음을 꼬집었다.

정 회장은 "피터 드러커 책을 보면 '성장이 정체된 기업은 혁신에 실패한다. 이들은 고객에게 부합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게 맞춘 제품을 출시한다'는 구절이 있다"면서 "자기만의 이기주의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최종은 소비자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소통을 위해서라면 직원 회식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당면한 상황이 어렵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위기가 없었던 적은 없고, 자신감을 갖고 잘하면 된다"면서 "내부적으로 대화를 충분히 하면 못 할 게 없다. 회식 등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에게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추천했다. 뛰어난 능력을 갖췄음에도 이타적으로 행동하면서, 항상 능동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던 이순신 장군 같은 임직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

그는 "어려울수록 더욱 능동적이고 이타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회사가 아닌 친구, 가족 사이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도 된다. 빠르게 실행하고 실패하면 재도전하면 된다. 부끄러워할 필요도, 질책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많이 실패하는 게 더 낫다"며 "회장인 제가 책임지고 밀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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