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줄곧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사과·배' 가격이 지난달 겨우 안정세로 돌아섰지만 연초부터 또 다시 급등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가격 상승이 예고되면서 지난달 정부가 단언한 '농축산물 물가 안정세 유지'는 한 달도 채 안돼 어그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사과 배 가격이 평년보다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사과 특상품 10㎏ 가격은 7일 기준 12만2268원으로 전달(10만4365) 대비 17.1% 상승했다. 전년(9만4586) 대비로는 29.2% 오른 수준이다.
이 같은 오름세도 하루만에 진정된 정도다. 전일인 7일 사과 도매가격은 17만6457원으로 전년 대비 가격 상승세는 86.6%에 달했다.
문제는 최근 사과 도매가격이 널뛰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16만6667원이었던 사과가격은 3일 13만1563원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4일 15만5882원으로, 6일 17만6457원, 7일 12만2268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사과 가격이 하루만에 크게 낮아졌지만 당장 다음 날 다시 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배 가격도 비슷한 상황이다. 배 특상품 15㎏ 도매 가격은 7일 기준 12만6213원으로 전달(10만2391원)보다 23.2% 올랐다. 전년(8만1093원) 대비로는 55.6% 상승했다.
배 가격도 널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 도매가격은 지난 2일 14만696원, 3일 14만5339원, 4일 9만3700원, 6일 14만4742원이었다.
사과와 배 가격이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시장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는 "사과·배의 가락시장 유통비중은 생산량의 8.7%(사과 7.6, 배 11.5) 수준으로 가락시장의 경락가격이 사과·배의 도매가격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도매가격의 경우 당일 반입 물량, 품위, 등급에 따라 가격이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고 사과 소매가격은 전년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배도 도매가격에 비해 소매가격 상승폭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7일기준 사과 10개 소매가격은 2만6720원으로 전년(2만9235원)보다 8.6% 낮은 수준이다. 전월(2만6127원)보다는 2.27% 높았다.
배 가격은 4만2631원으로 전월(3만7539원)보다 13.56% 높았고 전년(3만3681원)보다 26.57% 비쌌다.
그러나 문제는 도매가격 상승은 소매가격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고 통상 1주일에서 2주일 차이를 두고 반영된다. 지난주부터 널뛴 도매가격이 다가오는 설 연휴 기간에 적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사과와 배는 설 명절 대표 과일인 만큼 수요집중도 예상돼 도매가의 소매가 반영치에 더해 수급 불안 요인까지 작용해 더 큰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연초부터 과일 가격에 급등이 예고된 상황이지만 정부도 대응 방편은 딱히 없는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설을 맞아 성수품의 시장 공급량을 확대하고, 할인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 완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크게 의지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 농축산물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2.9% 오른 것과 관련 정부는 농축산물 물가 안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물가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급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지만 한달만에 가격 급등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할 원예농산물 수급안정대책에 의문점이 찍히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지난해 말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올해는 폭염, 일조량 감소 등 어려운 기상여건이 지속돼 농산물 가격이 불안한 상황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이상 기후 발생을 정책의 상수로 두고 정부가 마련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안정적인 농축산물 공급 여건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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