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한남4 홍보관 모형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한남4 홍보관 모형 [사진=삼성물산]

연초부터 국내 대형사들의 마수걸이 수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벌써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 가입했다. 1년 전 보수적인 기조로, 일감 확보에 소극적으로 나섰던 모습과 반대되는 행보다. 연초부터 사업성이 좋은 노른자 현장이 많은 데다 양사 브랜드 '래미안'과 '자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GS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새해가 시작된 지 불과 20일도 안돼 얻은 쾌거다. 

삼성물산은 서울 용산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 단 한 건으로 수주고 1조원을 넘겼다. 지난 18일 열린 현대건설과의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조합원 절반 이상의 표를 얻으며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손에 쥐었다. 이 사업은 지하 4층에서 지상 23층, 총 51개 동, 2331가구로 구성되며, 공사 예정금액은 약 1조5695억원에 이른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로, 사업 규모 7조원에 이르는 올해 재개발 사업 최대어 압구정 3구역 수주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다.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 사업 조감도 [사진=GS건설]

GS건설은 지난 20일 서울 중화5구역 공공재개발과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 등 2곳을 동시에 수주하면서 단번에 1조 280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중화5구역은 서울 중랑구 중화동 122번지 일대로 공공재개발을 통해 지하4~지상35층 높이의 아파트 14개동 1610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다. 공사비는 약 6498억원으로 3.3㎡당 780만원 규모로 파악됐다. 공사기간은 약 44개월을 책정했다.

같은 날 수영1구역도 시공자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GS건설을 선정했다. 해당 사업장은 GS건설이 앞선 1·2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는 오랜 기간 공을 들여온 곳이다. 이에 조합은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총회에서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시공사로 결정했다.

GS건설은 오는 23일 입찰 마감하는 '봉천 14구역' 재개발 사업장 수의계약 시공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GS건설은 1월에만 총 1조9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쌓게 되면서 '도시재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르게 된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공격적 수주 행보는 1년 전과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5월, GS건설은 4월에서야 첫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선별수주 전략을 앞세운 보수적 기조를 이유로, GS건설은 2023년 발생한 검단 사고로 다소 위축된 탓에 소극적 수주 행보를 보였다. 

올해 이들의 전략이 달라진 건 그만큼 사업성이 좋은 노른자 재건축 현장이 많은 데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의 대표 브랜드 '래미안'과 '자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이번 한남4구역 입성에는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도가 절대적 역할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자이' 리브랜딩을 통해 소비자들의 재신뢰 기반을 다졌다. 

당분간 서울 내 시공사 선정이 임박한 재건축 사업장이 많아 삼성물산과 GS건설의 공격적 수주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강남권 트리플 역세권 입지로 주목받는 1조 310억원 규모의 신반포4차, 7조원에 이르는 압구정 3구역 수주전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잠실권 대형 정비 사업지 잠실우성 1·2·3차도 시공권을 두고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이 직접 맞붙을 전망이다. 예정 공사비 1조7000억원에 달하는 해당 사업에는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금호건설·진흥기업 등이 참석해 입찰 가능성을 타진한 상태다. 이 사업 입찰 마감일은 3월 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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