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니어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한지희씨 모습(왼쪽). 김범석 쿠팡 의장과 트럼프 주니어 모습. [제공=연합‧신세계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1/1649383_661748_2646.png)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김범석 쿠팡 회장이 나란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로 정부 차원의 대미 창구가 제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정 회장과 김 의장이 ‘민간 외교관’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재계 인물들과 접촉면을 늘리는 가운데 신세계그룹과 쿠팡의 국내외 사업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과 김 의장은 전날 워싱턴DC 의사사당에서 실시간 중계된 영상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장면을 지켜봤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국내 재계 인사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실내 행사장에 입장했는데 두 사람이 여기에 포함된 것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가(家)와 각별한 인연을 기반으로 이번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다.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 최고 ‘실세’로 꼽히는 트럼프 주니어와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취임식 당일 저녁 워싱턴DC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열린 공식 무도회인 ‘Starlight Ball’에도 참석했다. Starlight Ball은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트럼프 주니어 등 가족과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하는 만찬을 겸한 사교 무도회다. 무도회에선 고(故)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와 만남을 가졌다.
미 정‧경제계 인사들과의 만남도 이목을 끈다. 정 회장은 워싱턴DC 도착 직후 트럼프 주니어와 벤처투자 기업 1789 캐피탈을 공동 설립한 오미드 말릭, 크리스토퍼 버스커크를 만났다. 이들과의 자리에서 정 회장은 공통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공지능(AI)‧암호화폐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면서 유통업과 AI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의장은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 대표이자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자격으로 취임식에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취임식 이틀 전 워싱턴DC에 도착해 미 정‧재계 인사와 트럼프 2기 내각 관계자와 접촉했다.
실제 김 의장은 지난 18일 트럼프 주니어가 주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 트럼프 2기 행정부 차기 내각 인사들과 일대일로 만났다. 리셉션 참석자 중 한국 관련 기업인은 김 의장이 유일했다. 그는 같은 날 J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주최한 만찬에도 참석했다.
사실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 정 회장과 김 의장이 미국서 ‘인맥 경쟁’을 벌인 가운데 관건은 양사의 국내외 사업에도 ‘인맥 경영’이 통할지 여부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미국 법인으로 지주회사인 ‘PK리테일홀딩스(PKRH)’를 설립한 후 미국 현지 슈퍼마켓 체인 ‘굿푸드홀딩스’ 지분을 100% 인수해 현재 총 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5개 브랜드는 미 전여게 55개 매장을 보유 중인데 올해 추가로 신규 출점에 나설 예정이다.
이마트 아메리카는 오리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리건 공장은 냉동‧냉장 가공식품 제조공장으로 연간 200만팩가량 생산 중이다. 이마트 아메리카는 코스트코 등과 OEM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미국에 법인을 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신세계푸드는 ‘브랜드 독접 입점’ 등 수혜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국내 사업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4조6000억원 규모의 화성시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이 트럼프 인맥을 활용할 경우 해외 자본 유치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는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미국에서 유치한 대규모 자금으로 국내 물류망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수석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발탁된 알렉스 웡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최근까지 미국 쿠팡Inc 워싱턴D.C 사무소에서 정책 관련 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웡 부보좌관에 이어 재무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던 케빈 워시 쿠팡 사외이사이자 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사가 추후 연준 의장에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한미 경제협력 분야에서 쿠팡의 역할이 커질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온다. 아울러 쿠팡은 국내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로켓배송을 도입하면서 외형 확장을 노리고 있다. 대만 사업에 김 의장의 미 정‧재계 인사들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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