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꾸준히 중국을 압박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취임 직후 중국에 대해 다소 누그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국내 패션업계 또한 글로벌 의류사업 전개 방향에 있어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꾸준히 중국을 압박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취임 직후 중국에 대해 다소 누그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국내 패션업계 또한 글로벌 의류사업 전개 방향에 있어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을 전면에 내세우며 꾸준히 중국을 압박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을 공식화한 직후 중국에 대해 다소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국내 패션업계 또한 글로벌 의류사업 전개 방향에 있어 쉽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무역협정(USMCA) 상대국인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예상 날짜를 2월1일로 명시한 반면 중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은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중반부터 대중국 수입 관세를 올렸고 현재 중국에 대한 평균 관세율이 19.3%에 달한다. 그간 재취임과 동시에 멕시코(25%), 캐나다(25%)와 더불어 중국에도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공언해왔지만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조치는 한 가지 더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중국계 동영상 공유 어플인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내놨다. 틱톡 금지법은 지난 19일까지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이 법안의 시행을 미룸으로써 해법 마련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

다만 미국 법인과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의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 기업의 지분을 50% 이상으로 만드는 방안을 재차 제안하면서, 중국이 이 방안을 승인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겨 놨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 직후 대중국 무역 강경책으로 인해 의류 무역 판도가 곧바로 바뀔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처럼 미국 측이 이외의 행보를 보이면서 국내 패션업계도 글로벌 국가와의 수지타산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의 중국시장에 대한 관세 부과와 틱톡 사업 금지 여부는 패션업종 시장 변화에 직결되는 문제다. 일단 의류 제조업은 중국발 과잉 공급과 저가 공세가 거센 업종이라, 트럼프 2기 정부가 대중국 견제와 압박을 강화하면 국내 의류 제조사에겐 상황에 따라 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틱톡 어플이 미국서 소멸하면 패션 듀프 현상(모방 소비 현상)이 위축되고, 기업들이 의류 트렌드를 파악하던 핵심 연결고리가 차단돼 악재다. 미국에서 전체인구 절반에 가까운 1억7000만명이 이 어플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미 글로벌 패션시장 내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정도의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틱톡이 2023년 9월 출시한 온라인 쇼핑몰인 틱톡샵은 이미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형 유통업체인 세포라, 쉬인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용자가 틱톡 영상에 제품을 노출하면 어플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이로써 형성된 글로벌 패션 트렌드는 우리나라에게까지 전파된다.

결국 관세 부과와 틱톡 금지법 시행 여부에 대한 미국의 결정에 따라 국내 패션업계에도 악재와 호재가 서로 엇갈릴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간 공격해온 중국에 돌연 우호적인 메시지를 흘리면서 향후 양국 관계에 물음표 찍혔고, 이에 패션기업들도 명확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패션산업에 대한 중국의 간섭도가 높아진 만큼 트럼프 2기 정부의 대중 무역 정책과 추가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업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 내 틱톡 사업 금지 여부 역시 생각보다 국내 패션산업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글로벌 패션 트렌드가 여전히 서양으로부터 전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 차단 시 패션업계 동향 파악과 마케팅에 차질을 빚는 기업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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