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이 16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가운데 2월도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1월 수출이 16개월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가운데 2월도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세웠던 연간 수출액 7000억 달러, 세계 5위 수출국 달성 목표가 연초부터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이 1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흑자 기조를 이어오던 무역수지도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다.

정부는 설 연휴 영향으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탓으로 분석하면서 수출 회복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2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예고로 수출 실적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감소한 491억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수입은 6.4% 줄어든 510억 달러를 올렸다. 이에 무역수지는 18억9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16개월 만에 플러스 기조가 끊어졌다. 2022년 10월 증가세로 접어든 이후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하더니 올해 들어 바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19개월 연속 흑자를 마감하고 20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품목·지역별 실적만 봐도 지난해 1월과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4년 1월에는 두 자릿수 실적(18.1%)을 달성했다. 15대 주력 품목 중 13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고 미국과 중국에선 10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1월에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컴퓨터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최첨단 소비자용 저장장치) 수출만 늘었고 중국, 미국 등 9대 주요 시장 전체에서 수출이 감소했다.

산업부는 "설 연휴에 따라 조업일수가 지난해 1월에 비해 줄어든 것이 수출 둔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보다 줄어든 조업일수는 4일이다. 산업부는 중국도 1월에 가장 큰 명절인 춘절 연휴를 맞아 대중국 수출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봤다.

산업부는 범정부 비상 수출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 물류 등 수출 연관 분야 대응책이 담길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미국 정책 대응 방안을 면밀히 점검해 수출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2월에 조업일수가 회복된다 해도 수출 실적이 플러스 흐름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부터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일제히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두고 미국에 수출하던 한국 기업들의 수출액이 당장 줄어들 수 있고 중국의 수출 둔화로 중간재 수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까지 관세 부과 조치하고 각국이 맞대응하면 한국 수출은 최대 448억 달러 감소한다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전망도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2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총생산(GDP)도 0.29%∼0.69%포인트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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